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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이탈 가속화, 전북 국회의원들의 해법은?

[전북 청년들에게 희망은 있는가? ①] 지역 청년 일자리 정책을 말하다

등록|2016.06.08 10:24 수정|2016.06.08 10:26
전북 청년들, 희망 기대해도 좋을 것인가?

지난달 30일, 숱한 이변들이 속출했던 4.13 총선의 당선자들이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호남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후보들 대부분이 빗자루에 먼지 쓸리듯 나가 떨어졌다. 그 자리에는 국민의당이 대거 입주했고, 심지어 새누리당도 남북에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이변이었다. 호남의 민심은 '변화'를 요구했다. 호남이 요구하는 '변화'란 다양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앙 정치에서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발전된 호남'에 대한 요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전라북도의 경우 도내에 광역시는 차치하고, 그에 '준하는' 도시조차 없어 도민들로부터도 '낙후지역'이란 식의 자조 섞인 비판을 수년째 감내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의 20대 청년들은 꾸준히 지역을 이탈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문제는 전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겠지만 전북의 경우는 유난히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북의 20대 청년층 순이동율은 –3.2%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1분기(1월~3월) 기록에서 전북은 벌써 3014명의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무려 96%에 해당하는 2906명이 20대 청년들이었다. 전북의 이 같은 상황은 10년 이상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따라서 낙후, 그에 따른 인구유출의 문제점들을 일정 부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자주 거론되는 대책이 바로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그리고 전북에서 당선된 20대 국회의원들 중 상당수가 지역 내 청년 일자리 공약들을 내걸었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약들은 과연 전북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전북의 수부도시라 할 수 있는 전주시 당선자들의 공약들과 전북 최대 경제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새만금사업을 추진 중인 군산시 당선자의 공약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들의 공약들이 과연 20대 국회에 접어들어 전북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그 전망들을 지식인을 비롯해 평범한 20대 청년들에게 물어봤다.

이곳에서 당선된 20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 총 4명이다. 그리고 아래는 해당 의원들이 총선 당시 내걸었던 지역청년 관련 공약이다. 이 내용들은 총선 공약집과 언론보도를 먼저 참고한 이후 대면 혹은 전화·서면 인터뷰를 통해 정리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 공공기관에 지역인재  채용 쿼터제 도입
-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지역인재 채용 인센티브제 도입
- 문화예술인의 거리 조성하고, 청년 문화예술활동 지원
- 수도권 청년들과의 정보 불평등 완화

▲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 ⓒ 김광수 의원 트위터


이번 20대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하는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우선 "지역 내 공공기관에 지역인재 채용 쿼터제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 공약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지역 내 12개의 공공기관이 들어와 있다"면서 "지역 내 공공기관들은 대기업과 달리 강제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대기업의 경우 현재로서는 사실상 강제하기가 힘들어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인재 채용을 '유도'하겠다"고도 말했다.

또한 도 바깥의 청년들을 전주로 유입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화예술인의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청년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청년들이 문화예술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제도적 차원의 지원책들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청년들이 전주로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전북 청년들이 지역을 이탈하는 것은 지역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로써, 당장에는 지방청년들이 서울 및 수도권의 청년들과 '평등하게' 정보를 나눠 가짐으로써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채용설명회나 채용박람회 등의 개최를 보다 활성화시켜 정보공개창구를 여는 데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 송천동 농산물센터 부지에 청년파크 조성
- 청년들이 사업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창업카페
- 청년들이 창업을 준비하는 창업오피스

활짝 웃고 있는 정동영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자가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자신의 정치적 모태인 전주시병에서 가까스로 당선된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전주시 송천동 농산물센터 부지에 청년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원 측은 "송천동 농산물센터 부지는 약 2만평에 달하며 현재는 주변의 아파트 개발로 1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면서 "이는 상업지로서는 아주 적합하며 그 규모 또한 5000여명의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크기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년파크 1층에는 기존의 농산물도매시장과 의류 예술품, 음식점 등이 입점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위에는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소규모 사무소와 청년창업지원센터, 청년취업지원센터가 들어서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창업오피스, 창업 카페, 청년점포 등 '창업'과 관련된 시설들이 청년파크에 입주할 수 있게끔 돕고 임대료 부담이 적은 청년주택을 분양해 생활에도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또한 위 시설의 공영개발로 인해 얻어지는 수익은 청년펀드를 조성한 다음 청년활동을 지원할하는 데에 쓰일 것이며, 공약들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운영 방식 등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된 후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
- 새만금산학융합지구 특별법 제정
- 전북 이전기업에 지역민 일자리 쿼터제 도입
- 전통시장 활성화와 연계한 청년 창업특구 조성 및 지정

▲ 지난 5월 9일 국민의당 원내대표단 구성 브리핑 당시 김관영 의원 모습. ⓒ 김관영 의원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꾸고도 재선에 성공한 김관영 의원은 단연 새만금 관련 공약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김관영 의원 측은 "올해 중순이면 예산 지원이 끊기게 되는데, 이를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의원 측은 "해당 공약은 새만금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산학융합지구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라며 "4년의 예산 지원기간이 짧다는 현장의견에 따라 이를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청년취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또한 '전통시장 활성화와 연계한 청년 창업특구'의 조성 및 지정을 약속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지난해부터 청년창업 지원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올해에는 각 자치단체와 협업으로 250억을 투입하기로 했다"면서 "전통시장의 빈 점포 등 유흥공간을 활용, 전통시장에 지역의 고유문화와 젊은 감각이 융합된 청년상인 집합 쇼핑몰을 조성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는 전북 이전기업에 지역민 일자리 쿼터제를 도입하고 미디어센터를 설립, 또 한중경협단지 등 외자 및 대기업 새만금 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    
- 1조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펀드 설립
- 삼성 등 대기업 유치를 통한 5만의 좋은 일자리 창출 

▲ 정운천(전북 전주을) 새누리당 당선자가 지난 4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하인사를 받으며 당선자들과 포옹하고 있다. ⓒ 남소연


2009년 촛불정국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하며 전국적 인물로 부상했던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은 전주을에서 총선 도전 3수만에 당선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자는 정 의원의 지역 일자리 공약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접촉에는 실패했다. 따라서 정 의원의 공약집과 총선 토론회 등의 내용들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1조 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펀드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다. 방송 토론회 당시 정 의원은 "지난 2012년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정이 확정된 바, 기금 500조 중 1조원을 전북일자리 펀드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에 1조 원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당장에는 1천억 원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1조원까지)증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사항으로는 여기에 전북은행과 지자체의 투자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90% 이상은 기금운용본부가 맡게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또한 전북에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있었다. 역시 그가 총선 유세기간 중 했던 말들과 토론회 등을 참고해 보면 "외부에서 기업을 유치시키지 않고서는 사실상 일자리 창출은 힘들다"며 "대기업 유치는 필수"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여기에 더해 "대기업 유치와 함께 하청 등의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공약을 알렸다.

위 4명의 당선자들이 내건 지역 일자리 공약들은 과연 전북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위 공약들을 문서로 정리한 후 지식인을 비롯한 각 계층, 그리고 20대 청년들에게 평가를 부탁해봤다. 참고로 문서에는 각 의원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능한 한 방지하기 위해 인물이름과 소속정당, 지역구 모두 이니셜로 기록했다.

평가에는 총 9명이 나서주었다. 이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해 주었으며, 그 내용들은 다음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기사는 전북인터넷 대안언론 "참소리(http://cham-sori.net)"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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