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속에서 차가? 자율주행차 디자인, 톡톡 튀네
[부산모터쇼]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작품 살펴보니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2016 부산국제모터쇼 전시) ⓒ 하영선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던 상상 속의 자동차 디자인이 현실화 된다."
오는 1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인 오토디자인어워드(Auto Design Award 2016)에서 최종 선정된 23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번 오토디자인어워드의 디자인 공모전은 '자율주행차, 미래를 입은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오는 2020년부터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토요타, 혼다, 닛산, GM 등 전세계 유명 브랜드에서 자율주행차를 상용화 시키겠다는 계획인만큼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응모층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그루지아, 우크라이나, 인도, 일본, 대만, 필리핀 등 11개 국가에서 응모한 총 338점 가운데 최종 선정된 입상작들이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일반부문 최우수작 ⓒ 조준흠
이 가운데 일반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조준흠(25·고려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상금 500만원)씨는 'Wheely Foot'라는 작품을 내놨다. 미래의 자율주행에 있어 극한 지역이나 험난한 지형을 운행할 때 사용되는 특수목적 차량을 그렸다.
1~2인용의 모듈, 거미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360도 회전 바퀴와 다리변환 부분이 특징적이다. 전면부에는 다각도로 지형지물의 정보를 인식하는 센서를 부착했으며, 바퀴 부분은 바퀴축의 폭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도 무리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작품명에서 드러났듯이 Wheel과 Foot으로의 변환을 지형의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하며 탐사할 수 있으며, 인간이 제어할 때는 힘든 로봇 다리로서의 주행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조준흠씨의 설명이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일반부문 우수작 ⓒ 이창하
일반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이창하(27·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상금 300만원)씨는 'JANUS'라는 작품을 통해 자율주행차가 단순히 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탑승자의 취미생활이나 재미를 위한 행위로 한 단계 발전시켜 해석한다.
이 작품에서는 자율주행의 편리성과 액티브한 운전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한 노멀모드, 또 다른 하나는 액티브하고 스피디한 운전이 가능한 모토사이클 모드로 구성된다.
캐빈 부분의 각도가 올라가고, 휠 파트가 안쪽으로 움직임에 따라 간단한 변형도 가능하다. 전방과 후방이 서로 뒤바뀌는 등 다양성과 재미를 더 배가하고자 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중고등부문 최우수작 ⓒ 박태호
중고등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박태호(NLCS 제주국제학교·상금 50만원)군은 'SPECTRE'라는 작품을 내놨다. 자율주행차는 탑승자들에게 최대의 안락함을 제공하기도 하나, 일부에서는 자율주행이라는 자동차의 콘셉트와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안락한 승차감이라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자율주행차는 수동모드가 의무적으로 요구된다. 안전을 위한 작은 버튼은 자율주행차를 컨트롤 할 수도 있는데, 매뉴얼 모드를 통해 호화로운 그랜드 투어러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납작하게 그려진 보디는 저중심의 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을 적용한 까닭이다. 기능에 따라 두 가지 타입으로 바뀌는 콘셉트는 차세대 드라이버를 위한 궁극적인 제안이기도 하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중고등부문 우수작 ⓒ 최현섭
중고등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최현섭(18·서울디자인고교·상금 30만원)군은 'INTELLIGENCE'라는 작품을 통해 미래의 자율주행차를 그렸다.
이 작품은 자율주행차로서의 운전의 재미보다는 여객을 운송하는 목적에 비중을 뒀다. 그래서 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세단으로 형상화 시켰다. 실내공간을 부각시키고, 프론트뷰에서 볼 때 유려했던 곡선이 리어뷰로 갈수록 미래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제공한다.
캐빈은 특정 포지션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C필러와 A필러의 각도를 비슷하게 적용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는 그런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리어범퍼는 에어로 다이내믹한 파츠를, 리어램프는 길쭉한 형상으로 연출했다.
사이드 뷰는 실내 공간을 부각시키면서도 깔끔한 스타일을 유지한다. 실내가 흐릿하게 보이는 재질로 개방적이면서도 객실이라는 느낌을 어필하고, 뒷바퀴는 차체 속으로 숨겨 미래지향적인 균형감을 제공한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초등부문 최우수작 ⓒ 서용원
초등부문에서는 서용원(12·경기 남양주 예봉초·상금 30만원)군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Moving Hospital'이라는 제목처럼 자율주행차를 움직이는 병원으로 형상화 시킨 건 어린이만의 상상력이기도 하다.
큰 버스 형태의 구급차와 그 속에서 나오는 작은 구급차가 모두 움직이는 병원이라는 게 서 군의 생각이다. 작은 구급차는 좁은 골목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를 빠르게 이송할 수도 있다.
이 응급 자율주행차는 이용 환자나 사전에 등록된 환자들의 상태나 건강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율적으로 출동할 수도 있다. 위급시 환자가 요구하기도 전에 인공지능을 통해 응급 자율주행차가 미리 파악하고 환자를 신속히 이동시킨다는 생각도 재미를 더해주는 대목이다.
▲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 초등부문 우수작 ⓒ 김민근
초등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민근(10·울산 옥서초·상금 20만원)군는 '이피스-비(EP'S-B) 위험을 감지하는 자율주행차'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최근 일본과 에콰도르에서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배경으로 무너진 건물에 눌린 자동차나 미끄러진 자동차들을 비상시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도록 하늘을 나는 자율주행차를 소개한다.
자율주행차는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자연재해나 전쟁 등에서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어 위험에 처한 많은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직간접적으로 전한다.
이 그림은 화산이나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자율주행차가 이를 미리 감지, 평상시 와이퍼가 위험을 알리는 무선 안테나로도 활용이 가능하게 그려졌다.
2016 오토디자인어워드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일 전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은 "이번 오토디자인어워드에 출품한 작품들의 수준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우수했다"며 "초등학생들의 상상력과 어른들의 완성도 넘치는 디자인 감각은 미래의 자율주행차가 현실에 와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오토디자인어워드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지닌 전 세계인들이 오토디자인어워드를 통해 향후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로서 활약하는 등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등용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하영선 기자는 자동차전문지 <데일리카> 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