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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 공연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당신...'팬 바보'

[현장] 체조경기장 콘서트, 대규모 공연장에 걸맞은 거대한 열정으로

등록|2016.06.12 11:19 수정|2016.06.12 11:19
역시 공연의 대가다웠다. 시아준수는 혼자서 그 많은 팬들을 들었다놨다 했다. 정규 4집 앨범 <시그니처>를 발매하고 아시아투어의 시작한 그는 서울 공연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1일과 12일 양일 간 1만 6천여 명의 관객을 만나는 김준수. 대규모 공연장이 좁게 느껴질 만큼 열정으로 가득채운 시아준수의 단독 콘서트 현장으로 함께 가보자. 참, 그 전에 콘서트가 시작하기 1시간 30분 전에 열린 기자간담회부터 가보자.

▲ 콘서트 전의 기자간담회에서 시아준수는 "해외에 나가면 꼭 반신욕을 하게 된다"며 사소한 습관을 밝혔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규앨범 고집하는 이유 오직 '공연'

시아준수가 2015년 정규앨범 <플라워(Flower)> 발매 이후 1년 3개월 만에 새 앨범을 선보였다. 이번에도 13개 트랙을 가득 채운 정규 앨범이다. 싱글 앨범으로 한 곡 내지 두 곡씩 발표하는 요즘 음반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11일 오후 4시 30분, 시아준수가 기자간담회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항상 앨범을 낼 때마다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공연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와주시는 관객분들에게 그 전 공연을 되풀이하는 게 아닌, 계속 새로운 곡들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정규앨범 형태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새 곡을 선보이길 고집하고 있다."

그 도전의 일환으로 시아준수는 최근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기존의 무겁고 웅장한 노래들과 달리, 가볍고 달콤한 노래를 앨범에 담은 것. 대표적으로 선우정아와 함께 작업한 '이즈 유(Is You)'다. 참고로 그는 <태양의 후예> OST '하우 캔 아이 러브 유(How Can I Love You)'라는 달콤한 곡으로 이미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시아준수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곡 외에도, 수록곡 13곡이 모두 주제곡이 되어도 될 만큼 자부심이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제곡 '록 더 월드'는 격한 퍼포먼스 곡

▲ 시아준수의 네 번째 정규앨범 < XIGNATURE(시그니처) >는 오직 XIA(시아)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번 4집 정규앨범 <시그니처(XIGNATURE)>의 주제곡은 '록 더 월드(ROCK THE WORLD)'다. 화려하고 강도 높은 댄스 퍼포먼스를 위한 곡이다. 그는 "오랜만에, 힘이 들어간 퍼포먼스 곡을 주제곡으로 삼고 앨범을 내고 싶었기에 이 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제곡 역시 다 공연을 위한 선택인 것이다.

시아준수는 "발라드를 주제곡으로 하고 싶을 때도 있긴 한데, 그것을 거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발라드 곡으로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면, 관객에게 다소 아쉬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퍼포먼스적인 곡을 일부러 주제곡으로 삼을 때가 많다. 저는 방송이 아닌 공연을 생각을 하고 앨범을 만들기 때문에 '콘서트에서 어떤 식으로 연출할까'를 생각하는 게 먼저다.

이번 '록 더 월드'도 그래서 주제곡으로 선택했으며, 아마 지금까지 제가 췄던 댄스곡을 다 합쳐서 힘든 걸로 따지면 이 곡이 최고일 것이다. 댄서들도 힘들어할 정도로 빡빡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요즘 힙합에 빠진 이유 '비와이'

▲ 시아준수의 이번 서울 공연은 그동안 발매했던 솔로 1, 2, 3집의 수록곡을 비롯하여 최근 발표한 정규 4집의 신곡까지 다양하게 채워졌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앞서 말했듯, 시아준수는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과 다른 색깔을 이번 앨범에서 시도했다. 달콤한 시도로써 '이즈 유'를 준비한 것처럼, 힙합에 발을 디딘 것도 일종의 도전이다. Mnet <쇼미더머니>의 열혈팬이라는 시아준수는 이번 앨범에 힙합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곡들을 담았다. 대표적으로 래퍼 팔로알토가 피처링한 '시티즌(XITIZEN)'이란 곡이다.

"제가 방송활동을 아예 안 하다시피 하는데, 저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믿고 많은 분들이 공연에 와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더 열심히 지치지 않고 준비해야겠단 생각을 한다. 그래서 언더 쪽에서 유명하신 선우정아, 정키 등에서부터 힙합까지 앨범 안에 다양한 장르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콘서트에서 다양한 음악을 느끼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말과 같다."

<쇼미더머니> 본방 시청을 놓치면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본다는 시아준수는 비와이의 열혈 팬임을 밝혔다. "처음 TV로 비와이의 랩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던 그는, 그래서 비와이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비단길'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와이가 <쇼미더머니>에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 그를 직접 홍보했을 정도로 팬이다. "비와이의 랩 실력과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응원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솔로로서 처음 서는 체조경기장, 혼자서 꽉 채웠다

▲ 김준수는 혼자서도 커다란 체조경기장을 가득채우며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팀 공연으로, 혹은 뮤지컬 콘서트를 위해 체조경기장에서 선 적은 있지만, 솔로로서는 처음 체조경기장에서 무대를 꾸민다는 시아준수. 그만큼 공간이 넓어서 그걸 가득 채우기 위해 10명 내외로 함께했던 댄서를 이번에는 20명으로 늘렸다. 뿐만 아니라 여러 퍼포먼스들을 다양하게 준비했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발라드보단 댄스에 비중을 두고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오후 6시, 공연이 시작되고 그는 'F.L.P'을 첫 곡으로 불렀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오프닝 무대인만큼 화려하게 문을 열어젖힌 그는 비오듯 땀을 흘리며 객석에 인사를 전했다.

"오늘 꼭 연말콘서트 같다. 남자관객이 원래 이렇게 많지 않은데 오늘 곳곳에서 눈에 띈다. 오늘 오신 팬들은 노실 준비가 돼 있단 느낌이 들 만큼 처음부터 매우 뜨거워서 기분이 좋다. 이 공연장에 제가 6~7년 만에 섰는데, 혈기왕성할 때 서고 다시 이렇게 서니 감회가 새롭다."

준수를 당황하게 만든 지니타임

▲ 이날 콘서트에서 김준수는 '시티즌', '이즈 유', '록 더 월드' 등 총 17곡을 선보였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시아준수가 말을 하다가 뜸을 들인 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바로 '지니타임' 때문이었다. "제 공연에 처음 오신 분들은 왜 환호성이 나올까 궁금할 것이다"며 그는 곧이어 지니타임의 '유래'를 설명했다.

"지니타임의 시작은 일본에서 공연을 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연 때 일본말로 멘트를 모두 하기가 힘들어서 객석에서 소원을 직접 받아서 마치 <알라딘>의 지니처럼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 이후 콘서트마다 지니타임을 가졌는데, 어떠한 리허설도 없이 진행되는 즉흥 이벤트이기 때문에 저로서는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본격적으로 지니타임이 시작됐고, 첫 번째 소원으로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렀다. 이 노래를 잘 모르는 그는 팬의 소원인 만큼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정성스럽게 불렀다. 이어 토끼 머리띠를 머리에 쓰고 뮤지컬 <데스노트>의 곡 하나를 부르는가 하면, 팬이 준비한 꽃베개를 배고 명상 음악을 들으며 '짧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그 다음 소원을 들어줄 때가 되자 저 멀리 2층 객석에서 한 남성이 소리쳤다. 군대를 가니 신청곡을 불러달라는 부탁이었다. 그의 말에 김준수는 "잘 안들리는데, 군대 간다고 말씀한 거냐?" 라며 곧이어 "거기서 만나요"라는 엉뚱하고 센스 있는 말을 해 좌중을 폭소하게 했다. 그 밖에도 "김준쭈는 귀엽다"가 반복되는 '귀여움 선언문'을 읽는 등 3개가 훌쩍 넘는 소원들을 들어주며 팬서비스를 확실히 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새 앨범의 주제곡 '록 더 월드' 무대였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 무대에 팬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했다. 이날 시아준수는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각오 그대로 '시아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혼자였지만, 큰 체조경기장을 뜨겁게 달궜고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마음을 나눴다. 그를 보내기 아쉬운 팬들은 앙코르를 외치며 공연의 열기를 이어갔다. 공연을 언제나 첫 번째로 염두에 두고 음악작업을 하는 시아답게 화려한 공연이었다.

▲ 김준수가 이날 콘서트에서 부른 17곡 중 11곡이 댄스곡이었다. 그만큼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화려한 공연이었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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