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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용호 장인 공방, 당장 철거 위기는 넘겼지만..."

통영시, 문화재적 가치 평가 받기로 ... 문화재청 "강제 철거 보류 요청"

등록|2016.06.16 13:32 수정|2016.06.16 13:37
도로 개설공사로 철거 위기에 놓인 인간문화재 추용호(66,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 장인의 공방이 보존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문화재청이 최근 통영시에 공방의 보존과 관리 방안 검토를 요청했고, 김동진 통영시장은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해 일단 문화재적 가치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시는 오래 전부터 '도천 테마공원 뒤편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 공사 구간에 추 장인의 공방이 포함돼 있다.

그에 따라 통영시는 명도소송을 통해 추 장인의 공방을 시 소유로 해놓고, 지난 5월 30일 공방 안에 있던 연장도구와 목재 등 물품을 밖으로 들어냈다. 공방 물품을 끄집어낸 다음, 법원은 공방에 출입금지 조치를 해놓았다. 추 장인은 이날부터 공방 앞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국회의원과 전현희 국회의원이 현장을 방문해 보전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추 장인의 공방은 120~130년 정도 되었고, 아버지 때부터 공방으로 사용해 왔다.

▲ 법원과 통영시는 5월 30일 통영시 도천동 소재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추용호 보유자의 집에 대해, 물품을 들어내는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 임준혁


김동진 시장 "일단 문화재적 가치 평가 받겠다"

추 장인의 공방을 보존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근대문화유산(문화재) 지정이 검토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 지정은 통영시가 신청할 수도 있고,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할 수도 있다.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할 경우, 현재 공방 소유자로 돼 있는 통영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문화재청은 통영시에 공문을 보내 "해당 부지를 우회하여 도로 개설공사 추진 등을 통한 공방 건물과 부지의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해당 공방 건물에 대한 해결 방안 도출 전까지 강제철거 보류", "통영시 마지막 남은 공방 건물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 조사와 연구, 분석 등을 통한 보존과 관리 활용 방안 검토"를 요청했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해 일단 문화재적 가치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시의회 전병일 기획총무위원장과 배윤주 의원이 15일 김 시장을 면담했다.

16일 배 의원에 따르면, 김동진 시장은 "문화재청에서 강제 철거 보류를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내 왔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생각 중에 있으며, 먼저 공방의 보존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한데 전문가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 평가를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또 김 시장은 "객관적이고 누구나 다 수긍할 수 있는 일반적인 판단이 필요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 공방을 철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문화재적 보존 가치 검토 결과에 따라 보존이든 철거든 그 다음 단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주 의원은 "추 장인의 공방을 단순히 건축물로만 볼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컨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며 "일단 강제철거 위기를 넘겨 다행인데, 문화재적 가지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남도청 문화재심의위원회, 전문가 현지 조사 벌여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 신청 여부와 별도로, 경남도청도 나섰다. 경남도청은 지난 11일 경남도문화재심의위원회 건축분야 소속 김봉화 교수 등 전문가 3명을 통해 현지 조사를 벌였다.

통영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한 근대문화유산 신청을 하려면 먼저 전문가 검토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한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며 "통영시가 신청하지 않으면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용호 장인과 함께 지내고 있는 이승민(통영라이더)씨는 "근대문화유산 지정 신청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지 아직 모르고, 통영시로부터 현재 전달받은 게 없다"며 "강제 철거를 당장에 하지 않을 것으로는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추 선생님께서 인간문화재로 된 것은 공방의 형태나 작업도구, 연장 등이 잘 보존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공방이 잘 보전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고, 통영시의 품격이 한층 올라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는 추용호 장인의 공방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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