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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지냐" 볼리비아, 빌 게이츠 '닭 기부' 거부

볼리비아 정부 "우리를 비참한 제3세계 국가로 보는 관점 비판 받아야"

등록|2016.06.17 10:06 수정|2016.06.17 10:06

▲ 볼리비아 정부의 빌게이츠 '닭 기부' 거부를 보도하는 AFP 갈무리. ⓒ AFP


볼리비아 정부가 빌 게이츠의 '닭 기부'를 거부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볼리비아의 세사르 코카리코 농촌·토지 개발부 장관은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의 닭 기부가 무례한 일이라며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코카리코 장관은 "제국(미국)의 사람들은 우리를 아직도 거지(beggars)로 본다"라며 "게이츠는 아직도 우리가 500년 전 처럼 정글에서 식량 생산방법을 모른 채 살아간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이츠는 볼리비아의 경제 현실도 잘 모르면서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정중히 요구한다"라며 "만약 그가 우리의 현실을 알게 된다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게이츠는 자선재단 '하이퍼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남미 등 20개 개발도상국에 닭 10만 마리를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 빌 게이츠, 아프리카 빈곤국에 닭 10만 마리 기부).

게이츠는 "양계는 비교적 돈이 적게 들고 방법도 쉬운 데다가 닭이 달걀을 낳으면 식량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빈곤 퇴치에 아주 효과적"이라며 "가난한 사람을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돈이 아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코카리코 장관은 "볼리비아는 연간 1억9700만 마리의 닭을 생산하고 3600만 마리를 수출하고 있다"라며 "아직도 우리를 비참한 제3세계 국가로 바라보는 관점은 비판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신은 "볼리비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구의 40%가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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