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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필수 한국사, 응시 시간대 옮기자

4교시는 고정관념일 뿐... 수험생 선택권 보장해야

등록|2016.06.21 18:05 수정|2016.06.21 18:06
그 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던 한국사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응시하는 2017학년도 수능시험부터 필수과목이 되었다. 1994학년도에 도입되어 지금까지 치러진 수능시험에서 한국사를 제외한 그 어떤 과목도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지난 4월, 교육부는 올해부터 수능시험에서 한국사가 필수로 지정됨에 따라, 한국사를 응시하지 않으면 다른 과목을 모두 응시하더라도 0점으로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지금까지 대부분의 수험생이 계열에 따라 1교시 국어부터 4교시에 실시되는 탐구영역까지 모두 응시했고, 경우에 따라 5교시 제2외국어나 한문을 응시하였다.

그러나 그 동안 수험생 개인의 진로 방향이나 대학입시 원서 지원 상황에 따라 1교시 국어만 응시한 사람도 있었고, 1교시 국어와 2교시 수학만 응시한 경우도 있고, 국어․영어, 수학․영어, 국어․수학․영어만 응시해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제법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수능시험 시험장에서 당연히 남은 과목에 대하여 포기 각서를 쓰고 시험장을 나왔다. 그렇지만 작년까지 시행한 수능시험 최종 성적표에는 응시한 과목의 점수가 모두 나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국어․수학․영어를 모두 응시하고 한국사를 응시하지 않으면 앞에 응시한 과목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그 동안 성적처리와 통계 사례를 비춰볼 때 너무 심한 처사라 생각된다. 한국사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사를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에게 불합격 처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그러나 2과목이나 3과목만 응시해도 충분한 학생을 한국사를 응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응시한 과목의 성적을 점수화하지 않는 것은 수험생이 가지고 있는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다.

한국사 응시가 수능성적표의 필수조건이라면, 지금까지 치러진 수능시험의 성적처리와 개인의 선택권을 감안하여 4교시에 응시하는 한국사 과목을 1교시로 이동했으면 한다. 국어와 한국사를 동시에 시험을 보는 방안도 있을 수 있고, 4교시에 응시하던 탐구영역을 1교시로, 1교시에 실시하던 국어를 2교시로, 수학은 3교시로, 영어는 4교시로 조정하는 등 방법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수능시험 요강은 이미 확정되어 변경이 불가능하겠지만, 내년 수능시험부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해 9월부터 고등학교 2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때 바뀐 시간표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한국사를 반드시 4교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일 뿐이다. 그리고 한국사를 반드시 응시해야 다른 과목의 점수를 부여하겠다는 조치로 말미암아 수능시험을 볼까 말까 망설이는 수험생들이 원서 접수조차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될 경우, 올해 수능시험 전체 응시자 수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여 등급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합격의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위와 관련되는 내용을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도 직접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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