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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핵발전소 도미노

등록|2016.06.27 10:13 수정|2016.06.27 10:58

▲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 無 ⓒ 계대욱


지난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7:2 표결로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승인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이 부산과 울산에 자리하게 됩니다. 한 곳에 6기 이상의 원전이 집중되어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11곳입니다. 일본, 중국, 인도, 프랑스, 우크라이나가 각각 1곳, 캐나다가 2곳이 있고, 한국이 4곳입니다. 신고리 5, 6호기가 2021년과 2022년에 준공되고, 내년에 고리 1호기 폐쇄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9개의 원전이 동시에 운영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여러 개의 원전이 한 곳에 집중 되어 한꺼번에 운영 되었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바로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에 있어 이 부분은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국제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평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다수호기의 안전성을 평가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기준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어떤 위험이 있을지 가늠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또 원전부터 짓는다는 말입니까.

고리, 신고리 핵발전소 주변에는 550만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부산 350만, 울산 117만, 김해 53만, 양산 3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30km 반경 내에는 38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몇 km까지 딱 정해놓고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고의 범위도 한정지을 수 없는 위험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이렇게 결정될 수 있는 일일까요? 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벌써부터 원전 건설 경제 유발 효과가 몇 조라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 지역에는 사람만 모여 사는 것이 아니라 항만을 비롯해 주요 산업 기반 시설들이 모여 있기도 합니다. 당장 얼마의 돈을 벌 수 있는지부터 따지는 기사에는 사고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평가의 부재했다는 사실은 없습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을 미리 따져보고 준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해왔습니다. 30년 전 체르노빌과 5년 전 후쿠시마 사고로 큰 충격과 교훈을 얻었습니다. 핵발전소 사고는 끝나지 않는 재앙입니다. 한 번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원전 확대 정책은 무책임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간과하고 있는 것부터 다시 살펴보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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