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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호 대전교육감님, 거짓말 좀 그만하세요"

전교조대전지부, 예지중고 사태 관련 '교육감-이사장 유착의혹' 제기

등록|2016.06.30 17:35 수정|2016.06.30 17:35

▲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 등은 30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예지중고 박 아무개 이사장과의 '특수관계'를 폭로하고,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학생들의 장기 수업거부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대전예지중고 사태와 관련,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전교조 등이 '설 교육감의 거짓말'을 폭로하면서 설 교육감과 예지재단의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 등은 30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이번 예지중고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박 아무개 전 예지중고 교장 겸 이사장과 '일면식도 없다'며 특수관계를 부인해 온 것이 '거짓'이었다는 증거가 폭로됐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설 교육감은 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들과의 수차례 면담에서 '갑질행정'으로 학사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박 이사장과의 특수관계를 부인해 왔다는 것. 설 교육감은 이러한 질문에 '일면식도 없다'고 답변했고, 질문이 계속되자 짜증을 내기까지 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화추진위는 교육청이 올 초 예지중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도 박 이사장에 대해 검찰 고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과 교육청이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설 교육감과 박 이사장과의 특수관계를 의심해 왔다.

그런데 설 교육감은 지난 28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장에서 예지중고 박 이사장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래 전 효교육 학습장에서 만난 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일면식도 없다'는 말과 달라진 태도라는 게 전교조 등의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전교조 등은 설 교육감과 박 이사장이 특수관계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우선 설 교육감이 한밭대 총장이던 2013년 8월 29일, 설 교육감은 예지중고에서 160여 명의 성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특강을 했다. 이때 강사료로 20만원도 받았다. 또한 이 자리에서 예지중고 교장이던 박 이사장은 '설동호 총장이 교육감에 당선되면 예지중고가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는 것.

또 6.4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같은 해 12월 12일에는 설 교육감이 총장으로 있는 한밭대학교 문예회관 하모니홀을 무상으로 예지중고 축제 행사용으로 무상 대여해 줬다. 통상 100만 원이 넘는 대관료를 받지 않았던 것. 이 자리에서 설 총장은 예지중고 성인 학생 300여 명 앞에서 행사 시작 전 10분 동안 인사말을 했다. 이는 또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게 전교조 등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2014년 1월 16일 설 교육감이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열 당시, 박 이사장은 학교 교무부장에게서 '설동호 출판기념회 책값'으로 100만 원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또한 설 교육감이 교육감에 당선된 후인 2014년 6월 13일에는 효교육원 동창회장을 맡고 있던 박 이사장이 6.4지방선거 당선자 축하행사를 마련했고, 이 자리에 설 교육감도 당선인으로서 참석했다는 것이다.

▲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 등은 30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예지중고 박 아무개 이사장과의 '특수관계'을 폭로하고,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박 이사장이 동창회장으로 있는 효교육원 졸업자들이 6.4지방선거 당선자 축하행사를 열자 이 행사에 참석한 설동호 교육감(사진 앞줄 왼쪽 여섯번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고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지정배 전교조대전지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전교조 등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장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대전 교육을 책임진 교육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금세 드러날 거짓말로 시민을 속일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들은 또 교육청이 지난 2015년 1월 14일 '이사직과 학교장 직을 겸임할 수 있다'고 예지중고 정관 변경을 허가한 사실, 설동호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일정팀장을 맡았던 박 아무개씨가 예지중고에 특채되어 일했던 사실 등을 제시하며 "설 교육감과 예지재단의 유착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까지 언급한 사실만으로도 설동호 교육감은 박 이사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며 "우리는 설동호 교육감의 거짓말과 부적절한 처신, 그리고 무책임 행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설 교육감을 향해 ▲거짓말과 부적절한 처신으로 예지 교직원과 학생들을 극심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데 대하여 머리 숙여 사죄할 것 ▲지금이라도 예지재단 비리의 핵심인 비리 이사진을 사법당국에 고발하여 진상을 밝힐 것 ▲유영호 교사 파면, 유 아무개 이사 학교장 임명 및 휴교령 등을 모두 무효화할 것 ▲하루빨리 비리 이사진을 해체하고 민주적인 새 이사진을 구성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설 교육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대전예지중고등학교는 대전충남지역 유일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현재 만학도 5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사장 겸 교장인 박 아무개씨의 '후원금 강요' 등 '갑질논란'이 불거지며 파행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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