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청장, 처남 별정직 채용 논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별정직 6급으로 채용, 시민단체 "매우 부적절"
▲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열린 6.25 전쟁 66주년 기념행사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있다. ⓒ 달서구청
국회의원들이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13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기초단체장이 자신의 처남을 6급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비난이 일고 있다.
이태훈(60) 대구 달서구청장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취임과 동시에 부인의 남동생인 구아무개(61)씨를 6급 별정직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했다. 자신의 선거를 도왔고 정무라인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게 채용 이유다.
지방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별정직 공무원을 별도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비서를 별정직으로 채용할 경우 지자체장의 임기와 함께 면직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는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하더라도 해당 직위에 상응하는 자격이 있어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자신의 처남을 채용하면서 공개 채용 등 별다른 인사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보통 기초단체장은 자신이 신임하는 사람을 한두 명 정도 별정직으로 채용한다"며 "구씨가 밖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구청장이 인력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믿고 맡길 사람이 친·인척 뿐이기 때문에 채용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친인척을 채용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경실련은 이 구청장이 처남을 별정직으로 채용한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비서관의 해임과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달서구청장이 처남을 6급 별정직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한 것은 불법이나 특혜가 아니더라도 매우 부적절하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태훈 구청장이 달서구청을 사유화하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달서구 부구청장을 수행한 바 있는 이 구청장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처남을 특별 채용한 것은 공무원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달서구는 집행기관이기 때문에 인사권과 각종 인·허가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구청장의 처남이 비서로 일을 하는 것은 직급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구청장은 "국회의원들의 친인척 채용과는 엄격히 성격이 다르다"며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이 구청장은 36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 지난 선거에서 구청장 당선 직전까지 달서구청 부구청장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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