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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 파행... 김동철 의원, 유감 표명

박범계 의원 질의부터 여야 의원 격앙된 반응

등록|2016.07.05 17:37 수정|2016.07.05 17:37
20대 국회, 두 번째로 진행된 대정부 질문이 여야 국회의원들의 격앙된 반응 속에 시작 한 시간 반 만인 11시 38분 파행을 맞았다가 2시간 50분만에 재개됐다.

7월 5일 10시 국회에서는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이어 '정치·외교·통일·안보·교육·사회·문화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초반부터 여·야간 날카로운 대립속에 과열양상을 띠었다. 첫 질의자인 박범계 의원은 법무부장관에게 어버이연합 수사와 법조계 비리 등에 대해 질문했다.

박 의원은 "어버이연합 수사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승철 상임부회장,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했는지" 물었고, 김 법무부장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이어 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그때마다 어버이연합은 화형식의 마녀사냥을 했다. 심지어 김무성,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비난 집회했다"면서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보위단체라고 생각하는데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물었다.

김 법무부장관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수사결과를 보시면 그 단체의 성격을 판단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의원이 "그럴거면 여기 왜 나오셨나?"라고 말해 한 차례 분위기가 격앙됐다. 회의장에서는 '의사진행이 안 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수사 중이라 결과를 지켜봐달라는 김 장관에 대해 박 의원은 "법무부장관이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그게 왜 모욕이냐고 한다면 그건 이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고 발언해 또 한 차례 고성이 오갔다. 당시 의석에서는 "박범계 의원 사과하라" 등 야유와 함께 "잘했다"는 독려가 뒤섞여 들려왔다.

김동철 "질문하는데 간섭마라"... 이장우 "사과해라"

파행 원인은 윤상현 의원 이후 나선 김동철 의원의 질의에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영남지역 편중 인사를 타파하고 대탕평 인사를 할 수 있지 않나?"라며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황교안 총리가 "지금 정부가 일을 맡기는 기준은 출신이나 대학, 성향이 아니다"면서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방향을 맞춰서 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역량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총리의 인식은 영남출신은 역량이 있어서 시켰고 다른 지역은 역량이 부족하군요"라면서 "장·차관과 권력기관장들 거의 영남(출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의 지적에 새누리당 의원석을 중심으로 장내가 술렁이자 김 의원은 의원석을 쳐다보며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한심하게 여기는 국민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면서 "질문할테니 간섭마라. 대전 이장우 의원. 대전 시민들 부끄럽게 하지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장내 의석에서도 이에 지지않고 고성이 오갔다.

이후 위태위태 진행되던 대정부질문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김 의원이 상하원에서 3차례나 열린 미국의 도요타 청문회를 예로 들어 최근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을 지적하자, 황 총리는 "미국에 국정감사권이 있나"라며 "나라마다 시스템이 다르다. 우리는 미국에 없는 국정감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황 총리의 발언에 의석이 술렁이자, 김 의원은 "총리의 부하직원이야, 국회의원이야. 대전의 이장우 의원, 대전 시민들이 보고 있어요. 대전시민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놨나"라고 말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장우 의원을 중심으로 '사과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김 의원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총체적위기인데 당신들 때문에 이 나라가 이렇게 됐다. 새누리당 정부 때문에 대한민국이 위기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된다"면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이고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이 그 위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적하는데, 거기에 왜 간섭을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정세균 국회의장 대리로 나선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0대 국회 두 번째 대정부 질문에서 제가 대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씀드린다"면서 "2분여 남았다. 여기서 정회하게 되면 다른 문제도 있고, 동료 의원들이 진중한 자세로 경청해 주시길 바란다"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오전 11시 38분 정회에 이르렀다.

2시간 50분만인 오후 2시28분, 소개된 본회의에서 오전 질의를 마치지 못한 김동철 의원이 나서 "저로 인해 본회의가 정회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또 대전시민을 거론하는 등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도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다만 동료의원 발언에 대해서 야유나 이런 것들로 발언이 방해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로서 이런 잘못된 관행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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