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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일본인들이 색종이에 소원 적는 이유

양력 칠월칠석을 맞이하며

등록|2016.07.07 12:53 수정|2016.07.07 12:53
양력 7월 7일이 되면 일본에서는 다나바타라고 하여 대나무에 색종이 장식을 걸어놓는 풍습이 있습니다. 다나바타(棚機)의 '다나'는 선반이라는 말이고 '바타'는 베틀이라는 말입니다. 원래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이 옷감을 짜서 사람이 옷을 지어서 입기 전에 신을 위한 제물을 선반에 올려서 신에게 바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    오사카부 히라카타 역 안에 히라카타 시민들이 꾸며놓은 놓은 7월 칠석 장식입니다. ⓒ 박현국


이렇게 여자들은 옷감을 신에게 제물로 올리고, 남자들은 부정을 씻고 정갈하게 지내야 신에게 복을 받을 수 있고, 가을에 풍년이 든다고 했답니다. 이후 중국이나 한국에 전하는 견우직녀 전설이 전해졌습니다. 이때가 7월 7일과 겹쳐져서 칠석이라고도 하지만 다나바타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칠월칠석이 다가오면 우리나라와 중국과 달리 대나무 가지를 꺾어서 색종이를 걸어놓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 색종이에 소원을 적어 놓으면 이뤄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색종이는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색입니다. 굳이 대나무 가지를 쓰는 이유는 대나무 뿌리의 강인한 번식력과 추위와 더위에 잘 적응하는 대나무의 질긴 힘이 주술적인 효과를 나타내 사람들에게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나 중국에는 견우와 직녀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늘님 자손으로 베를 짜는 직녀가 소를 키우는 견우와 사랑에 빠져 일을 하지 않자 하늘님이 둘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그리고 한 해 7월 7일 하루만 만나게 했습니다. 그러나 견우별과 직녀 별 사이에는 은하수가 가로 막혀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이를 본 까치들이 머리를 이어서 다리를 만들어 견우와 직녀가 만나게 했습니다. 이것이 오작교입니다. 지금도 7월 까치들은 머리털이 벗겨지고, 7월 7일 밤과 다음날 아침에는 견우와 직년가 한 해 한번 만나 기뻐서 흘리는 눈물과 서로 헤어지면서 슬퍼서 우는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베틀로 베를 짜서 옷을 지어입고, 소를 키워 농사를 짓는 일은 오래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이 농사를 짓고 살려면 비가 내려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잘 섞여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견우직녀 이야기이고, 칠월 칠석 풍습입니다.

중국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에 일본 사람들의 신앙적인 습속이 더해져서 일본다운 칠월칠석을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일부러 대나무 가지를 사거나 준비하여 집에 칠월 장식을 꾸며놓기도 합니다.

원래 칠월칠석은 음력입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음력 사용을 금하고 양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력 명절도 모두 양력으로 바꾸어서 지키고 있습니다.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면서 음력 중심으로 행하는 풍습을 양력에 맞춰 지키고 있습니다.   

▲     오사카부 히라카타 역 안 상점가에 꾸며놓은 놓은 7월 칠석 장식 다나바타입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가토(加藤友康, 長沢利明,山田邦明,高埜利彦) 외 편, 연중행사 대사전, 吉川弘文館, 2009. 2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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