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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피스토리우스, 여친 살해로 징역 6년

남아공 법원 선고... "관대한 처벌" 비난도

등록|2016.07.07 09:20 수정|2016.07.07 09:20

▲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살인죄 판결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남아공 프리토리아 고등법원 재판부는 여자친구를 총격 살해한 피스토리우스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한 피스토리우스는 곧장 교도소에 수감됐다.

선천적 장애로 양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의족을 달고 장애인 육상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아공 대표로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로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3년 2월 자신의 집 화장실에 있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캠프에게 권총 4발을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외부인의 침입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며 여자친구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피스토리우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과실치사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살인죄를 적용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고, 이날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여성계 "너무 관대한 처벌... 여성 모독"

재판부는 피스토리우스가 화장실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도 경고 사격 없이 총격을 가했다는 것을 가중 처벌했다. 하지만 장애인으로서 외부인의 침입에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진심으로 뉘우친다는 것을 정상 참작했다고 밝혔다.

토코질레 마시파 판사는 "여러 정상 참작할 상황이 가중 처벌 요인보다 더 크다"라며 "피고인은 이미 12개월을 복역했고, 초범이기 때문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것 같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오늘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고인의 생명을 되돌릴 수 없다"라며 "피고인도 자신의 경력을 모두 잃고 추락한 영웅이 되었으며, 앞으로의 삶은 결코 예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가 최소한 징역 10년형 이상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남아공 법조계와 여성단체는 재판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으며, 소셜미디어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프리카 민족회의 여성동맹(ANCWL)은 성명을 통해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판결은 여성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너무 실망스럽고, 관대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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