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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통제' 논란 일축한 이정현 "정치 바꾸러 당대표 도전한다"

총선 패배 원인으로 "여당 1년 반 간 국민을 안중에 안 뒀다", 친박 단일화도 거부

등록|2016.07.07 11:16 수정|2016.07.07 11:16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근 불거진 청와대 보도통제 논란의 당사자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처음 문제가 제기됐을 때 제 입장을 얘기했다"며 당권도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불출마 권유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하루에 수백 통의 문자와 전화를 받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격려해주시기도 하고 이번에 한 번 접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도 한다"며 "판단은 (이러한)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당 대표가 되려는 목적은 하나다,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대 국회가 구성됐지만 우리 정치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혁신·쇄신·개혁 등 화려한 말잔치일 뿐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면서 "총선 이후 배낭 하나를 매고 전국을 돌며 민생현장을 둘러본 결론은 제가 당 대표가 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의원은 "국민의 눈으로 우리 정치의 특권이 빌붙지 못하도록 모든 기득권을 철저히 때려 붓겠다"며 "서번트 리더십으로 민생을 찾아가는 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병, 권력에 줄서기 하는 수직적 질서를 수평적 질서의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도 다짐했다. 

즉, '혁신'을 이번 전당대회의 슬로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원인 진단은 그보다 앞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들과 달랐다.

'혁신' 앞세웠지만 친박 책임론은 동의 안 해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기 위해 기자실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물 마시는 이정현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이 의원은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들은 총선 패배 원인으로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을 지목했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여러 부분에 대해서 민심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이 당 운영을 포함해 민생 문제에 있어서 국민들을 제대로 섬기는 마음 자세나 그런 부분들이 매우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지난 1년 반 동안 당 구성원의 안중에는 국민이 없었다"고 말했다. 즉, 친박(친박근혜) 주도의 공천 탓이라는 원인 진단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권력에 줄서기 하는 수직적 질서를 수평적 질서의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이 수평적 당청관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청이 됐든, 당내가 됐든 21세기에 수직 하향적 관행이나 제도 등은 시정돼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서 모호하게 답했다.

거듭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도 "정치권에 33년 있었고 국회의원 비서관부터 당 사무처, 국회의원, 최고위원, 청와대 수석을 거치면서 그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가 되든, 안 되든 20대 국회에서 하나씩 지적해 가면서 고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문제에 대해서는 "당대표는 당의 화합과 통합과 상생의 중심이 돼야 할 자리"라며 "이쪽, 저쪽 얘기해서도 안 되고 그런 인식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난립이 예상되는 친박 후보 중 한 명으로서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들며 일축했다. 특히 친박 일각에서 계파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나와 관계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친박 후보로 지목받고 있는데 계파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함께 의미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민생"이라며 "민생 현장을 경청하고 (행정부의) 담당 실·국장들과 실질적인 수십 건의 당정회의를 이뤄지도록 해 정책의 변화,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누리당만 아니라 모든 정당들이 선거에 임박해서 졸속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충원하다 보니까 정치가 후퇴하고 파벌이 조성되는 것"이라며 "일반기업들이 반년 전 인턴 사원을 모아서 지켜보고 뽑는 것처럼 4년 내내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국회 개혁은 '셀프 개혁'이었다, 정치권이 완벽히 빠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조사단'을 구성해서 1년 간 대한민국 국회의 법과 제도, 관행, 의식 등을 진단하고 그에 맞춰 처방전을 내자"고 제안했다.

"캠프 없이 선거 치른다, 줄 세우기 때문에 계파 생겨"

이정현, 배낭 메고 민생현장으로7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이정현 의원이 양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뒤 배낭을 메고 민생현장을 둘러보겠다며 떠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이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캠프를 따로 꾸리지 않겠다면서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등 당내 지도자들을 줄 세우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그는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당 대표 경선이 평상시 치러지는 경선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을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공약 빚을 지거나 돈 빚을 져서는 안 된다, 줄 세운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고 당직을 맡기면서 계파가 생기고 분열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시다시피 저는 호남에서 새누리당 전신, 새누리당 후보로 23년 간 출마하면서 수없이 떨어졌고 수없이 냉대를 받았다"며 "흙수저도 아닌 무(無)수저로 여기까지 온 것이 저의 최고의 장점이자 경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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