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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활동 '연장' 아니라 '기간 보장'"

세월호 창원촛불, <업사이드다운> 상영 이어 가족대책위 간담회 열어

등록|2016.07.08 09:14 수정|2016.07.08 09:14
2014년 4월 16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왜 돌아오지 못하는지,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다.

'세월호 창원촛불'은 7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업사이드다운> 공동체상영회를 열었다. '창원촛불'은 세월호 참사 뒤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어오고 있다.

상영회에 이어 단원고 학생 강승묵, 김웅기, 권순범 군 어머니들이 참가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회를 본 이김춘택씨는 "역지사지, 내 가족이 그랬다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어머니들은 아들들을 떠올렸다. 승묵 어머니는 "겁이 많은 아이다. 생후 8개월 된 동생을 화장실 문 앞에 두고 볼일을 볼 정도였다"며 "작곡가, 기타리스트가 꿈이었고, 음악 공부를 좋아했다. 중2 때부터 친구들과 '단세포밴드'를 만들었고, 다른 부모들에 비해 음악 공부를 하라고 하는 부모들한테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순범 어머니는 "특별하게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자유롭고 건강하게 커 왔다. 누나 둘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화내는 일이 없었다"며 "키가 180cm 넘었고, 꿈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난 뒤에 모델이 꿈이라 써 놓은 공책을 보면서 울었다. 언젠가 아이와 합체되는 꿈을 꾸었고, 그 뒤부터 아들은 저와 함께 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웅기는 어떤 아이였을까. 어머니는 "모든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다 착하다고 말하는데, 웅기는 제일 착한 아이였다. 법관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웅기 어머니는 "마지막 날 웅기가 형하고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날 오전 9시20분경 해경이 와 있다 했고, 형은 시키는 대로 잘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한다. 30여분 뒤 아이들 단체카톡방에 '모두 사랑합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겨 놓았더라"고 말했다.

"세월호 배지 나눠주며 함께 하자 해야"

어머니들이 호소했다. 어머니들은 "국가는 우리를 '일개미'로만 여긴다. 앞도, 옆도 보지 말고 일만 하라고 한다"며 "세월호를 겪으면서 우리는 느꼈다. 일개미로만 살지 말고, 정치와 경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앞과 옆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웅기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한테 사실대로 말해 주었으면 한다"며 "지금도 많은 게 감추어져 있고, 오해가 많다. 세월호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알 수 있으니 오해하지 말고 제대로 알아서 옆 사람들한테 알렸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순범 어머니는 "농성하면서 노란 리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그것이 힘이라 본다. 세월호 팔찌와 리본, 배지를 가져가서 나눠주면서 함께 하자고 해야 한다. 그것이 진실을 알리는 길이고 힘이다"고 말했다.

웅기 어머니는 또 "언론은 세월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4․16TV에 보면 많은 내용이 들어 있다. 관심 있는 사람만이라도 진실이 담긴 자료를 찾아서 한 명한테라도 알려야 한다. 그런 게 모이면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특조위 활동은 연장 아니라 '보장'이 맞는 표현"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이야기도 나왔다. 승묵 어머니는 "특조위 활동을 '연장'이라 표현하는데 맞지 않다. '보장'이 맞는 말이다"며 "법에 나와 있는 기간을 보장해 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다. 그리고 특검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순범 어머니는 "인양이 중요한데, 요즘 장마철이라 작업이 쉽지 않다"며 "올해 안에 분명히 인양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정부는 배를 토막 내서 인양할 모양이다. 오늘(7일) 부모들이 해양수산부를 방문해서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했다"며 "토막 내면 남아 있는 아이들이 돌아 올 수 있을지 의문이고, 아이들 유품도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배를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가 "만약에 아이가 지금 돌아온다면 어떻게 해주고 싶으냐"고 물었다. 어머니들은 현실이 될 수 없는 일이라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에 대해 말했다.

웅기 어머니는 "아이가 돌아오면 맛있는 거 해주고 싶다"며 "매일이 4월 16일 같고, 아이가 없는 게 꿈인 것 같으며, 어느 순간에는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본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것이 현실이라 여기고 체념한다"고 말했다.

순범 어머니는 "이전에는 우리 아이한테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이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돌아오면 안아주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여러분도 집에 가면 가족한테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승묵 어머니는 "마지막 통화 때 아이는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리고 있다며 밖에 해경이 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나오지 못했느냐"며 "아이가 돌아오면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말할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어머니들한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김유철 시인은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수를 넘었는데,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영화에서 언론의 책임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런 자리에 정치인과 언론인이 많이 와서 보고 듣고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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