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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정신질환자 복귀시설, 폐쇄 위기

시가 법대로 지원만 한다면 문제 해결

등록|2016.07.09 16:00 수정|2016.07.11 07:16
지난 번 다뤘던 시설 2곳(관련 기사 : 이 부부의 노후대책.....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미" )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쇄위기에 놓여 주위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안성에 있는 정신질환자 사회복귀시설(금광면 오산리 389번지) 달팽이의 꿈(원장 최학윤)과 동그라미(원장 유상현)가 안성시의 제대로 된 지원이 부족해 운영난에 허덕이며 폐쇄직전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 시설들은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시설로서 2009년도 부부가 땅을 매입하면서 시설의 꿈이 시작되었다. 

2013년도 설립한 이 시설들은 정신적으로 아프거나 미약한 분들을 일시적으로 수용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설, 즉 정신사회복귀시설이다. 2016년도 현재 두 곳 시설에 15명의 원생이 살고 있다.

당초 땅 구입도 시설건축도 이 부부가 평생 모은 돈으로 시작했다. 남편 유상현 원장은 안성 공도에서 'H안전물산'을 운영하며, 한때는 연매출 10억 원을 자랑하던 사업가였다. 아내 최학윤 원장은 20년을 넘게 병원 일을 했다. 세상말로 말하면 아쉬울 것도 없던 부부가 그들의 노후를 사회적 약자와 어울려 살아보겠다고 시작한 일이다. 

문제는 운영비와 인건비다. 2013년도 시작할 때는 그들의 자비로 시작했거니와, 아직도 너무나도 턱없이 부족한 운영비와 인건비가 안성시 예산에서 지출되고 있다. 지금 현재 안성시에서 지급하고 있는 운영비는 매월 276만원이 고작이다. 276만원은 운영비 76만원과 사회복지사 1명의 인건비 200 만원이다. 참고로 이곳은 시설장 포함 종사자는 4명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43개의 정신사회복귀시설이 있다. 이 시설엔 운영비와 인건비를 도비 10%와 시비 90%를 들여 지원하게 되어있다. 경기도에선 안성시의 달팽이의 꿈과 동그라미 두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41개의 시설이 개원  6~9개월에 해당예산을 모두 해당 시,군구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원장부부왼쪽이 달팽이의꿈 최학윤원장, 오른쪽이 동그라미 유상현원장. 이 부부는 사실 요즘이 인생에 있어서 제일 어렵다고 한다. 사회에 봉사하고자 시작한 일을 하면서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차압을 두 번 당하고, 빚에 허덕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부부는 원생들과 함께 하는 것은 더 없이 즐겁다며 웃었다. ⓒ 송상호


하지만, 안성시에 있는 두 곳은 시설지원이 극히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한명의 인건비만 지원하는 시설은 경기도의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지원방법이다. 경기도의 다른 도시엔 한 시설 당 최소한 65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경기도 기준이라면 이 두 곳은 최소한 매월 1300만원(인건비 4인기준 최소 1000만원 + 운영비 2곳 기준 최소 300만원)이 예산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이곳은 매월 운영비와 인건비가 고작 276만원(교사 한 명 인건비 200 + 운영비 76만원)이다. 원장 두 사람과 교사 한명의 인건비는 아예 없다. 

그렇다면 이 부족분은 어떻게 할까. 그렇다. 부부가 벌어 놓은 돈은 이미 고갈 상태이고 현재 버는 돈(H물산 통해서)을 여기다 끌어다 박고 있다. 이러한 일이 지속되자 살림살이가 매월 적자다.

운영의 어려움이 반복되자 법원 압류로 인해 차압도 당했다. 타고 다니는 조그만 경차도 압류되었다. 시설종사자 4대 보험료(매월 70만 원 정도)가 오랫동안 연체되고 보니 의료보험공단에서 압류해 가버렸다. 사업해서 번 돈을 시설에 메우다보니 사업자금부족으로 인해 해당업체에서 시설에 있던 생활가전제품들(텔레비전, 냉장고 ,쇼파 에어컨 세탁기 등)을 압류해서 가져가버렸다. 공교롭게도 압류해서 경매 처분하는 날에 지도감독 기관의 담당자 2명이 이를 목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안성시 차원에서 책임져야할 일이다. 안성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행하지 않는 탓에 혼자서는 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없는, 가족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당한 15명의 정신질환자 원생과 가진 것 다 내주어 그들의 징검다리가 되고자 했던 원장부부와 그들을 위해 손과 발이 되어준 2명의 사회복지사가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이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안성시정신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과 허순선 팀장은 "우리도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안성 지자체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이제 안성시에서 이 예산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을 차례다.

나라가 해야 할 일을 개인이 하겠다며 희생하는 부부에게, 삶의 파국을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겠다. 더군다나 부부에게 딸린 15명의 식구들과 교사들의 삶이 무너지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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