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대통령이 국민을 개·돼지 취급..."
경기 시민단체 "남경필 지사, 경기도 의회도 반대하라" 압박
▲ "사드 한국배치 철회하라"사드한국배치반대전국대책회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노동자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일 오전 세종로 미국대사관앞에서 사드 한국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 권우성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한 지 3일 만이다. 경북 칠곡 등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강력한 반대 목소리가 터졌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난 2월 미국 관료들이 거론했다. 그 뒤 경기도 평택과 강원도 원주, 충북 음성, 경북 칠곡, 전북 군산 등이 후보지로 거론됐다. 사드 배치 후보지 주민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사드 배치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중국 등과 군사 분란 유발 경제도 타격, 국익에 도움 안 돼"
▲ 경기 시민단체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 ⓒ 이민선
▲ 경기 시민단체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 ⓒ 이민선
진보 시민단체인 '경기 진보연대' 등은 11일 오전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택 안보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도 반대 목소리를 내라"고 압박했다. 이웃 나라인 중국 등과 군사적 분란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특히 이들은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이 동북아시아 최대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 제재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그 근거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에 최근 실린 논평 등을 들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제문제 전문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드 배치를 강행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촉구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논평에서 '사드를 배치할 지역과 관련한 한국 기업과 경제관계 등을 하지 말고,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국 정계 인사의 중국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제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인민 해방군을 동북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중국 사회가 지지할 것이고, 한반도 전쟁에 반대하지만, 만약 발생한다면 중국은 이를 상대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전쟁 불사'를 간접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순수한 방어용"이라는 한미 양국 설명을 "궁색한 변명"이라 일축하며 "사드 배치가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지 한국 친구들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이에 앞서 중국 국방부는 "(사드가 배치되면) 전략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도 최근 "사정거리가 미군 사드 기지에 이르는 미사일 부대를 동아시아에 배치하겠다"며 구체적 군사대응 가능성을 언급했고, 북한도 "배치 지역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물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진보 연대 등은 이 사실 등을 언급하며 "그런데도 국방부가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사드를 배치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사드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미 국방성 보고서와 문서를 통해 밝혀졌고, 새누리당 관계자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군수, 군 의장, 군의원, 일부 주민 삭발
▲ '사드 배치 안돼!'11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앞 광화문광장에서 대학생겨레하나,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평화나비네트워크,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 전쟁반대평화실현 경남비상시국회의는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당국은 사드 한국배치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지난 2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가 공론화되자 경기도 시민단체는 물론, 새누리당 소속 공재광 평택 시장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공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택 사드 배치 반대"를 분명하게 밝혔다. 평택 시민단체는 물론 사드 배치 후보지가 아닌 성남 시민·사회·종교 단체도 기자회견을 열어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평택과 함께 후보지로 거론된 경북 칠곡에서는 지난 9일 주민 등 35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군수와 군의회 의장, 군의원, 일부 주민이 삭발을 단행하며 강경한 반대 의지를 밝혔다.
충북 음성에서도 11일 이필용 음성 군수와 군 의장, 도의원, 시민들이 참여한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 결의 대회'가 열렸고, 강원도 원주는 13일 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최근 후보지로 거론된 경남 양산 등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농민 시인으로도 유명한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치 예정지마다 모두 반대하는데, 대통령이 아무런 동의도 없이 결정했다"면서 "최근 한 교육부 공무원 말처럼 국민을 개·돼지 취급한 것과 다름없다, 사드 배치 결정을 하루빨리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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