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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에서 통일 얘기요? 거의 안 하죠"

[미래 전략 포럼 기획단 취재기 ①] 대학생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묻다

등록|2016.07.15 11:36 수정|2016.07.15 11:36

▲ 대학생 평화통일 인식조사를 하고있는 기획단원들. ⓒ 신새벽


무더운 여름,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어느새 방학이 찾아왔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알바를 하거나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곳에 자신의 시간을 내놓으며 무언가에 열중인 학생들이 있다. 바로 평화통일을 위한 대학생 미래 전략 포럼을 준비하고 있는 부산지역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하 겨레하나) 대학생들이다.

미래 전략 포럼은 한반도의 미래와 평화, 통일에 관심이 있는 전국 대학생들이 2박 3일간 모이는 행사다. 부산 지역 겨레하나 대학생들은 미래 전략 포럼 기획단이 되어 6월 초부터 미래 전략 포럼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미래 전략 포럼의 홍보를 위해 카드 뉴스를 제작하고, 국제 정세에 대해 파악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해 공부했다.-기자 말

7월 7일 미래전략포럼 기획단들의 "대학생 평화통일 인식 설문조사" 캠페인에 동행했다. 기획단원들은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 대상으로 대학생 여부를 물어본 후 양해를 구하고 설문을 진행했다. 모두 12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남성은 9명, 여성은 3명이었다.

부산지역 대학생들은 평화와 통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다음은 대학생들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현재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하세요?
"전쟁위기가 닥쳤다... 라고 까지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종종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은 하죠. 수많은 원인들 중에서도 저는 북한이 가장 위협이 된다고 생각해요.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하는 일이나 대남 노선만 봐도 전혀 우리와 타협을 할 생각이 없어보이고요, 계속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하는 것 같아요."

"별로 그런 생각은 잘 안 들죠. 분단이 고착화 된 지 시간이 오래 지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밀고 당기는 휴전 체제가 지금까지 그래왔듯 당분간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상화 되었다는 느낌?"

"확실히 평화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화제가 되는 사드 배치도 그렇고 다 전쟁을 위한 것들인데 예전 세계대전 때와 비교해 무기가 굉장히 발전해 전쟁이 일어난다면 피해규모가 어마어마하지 않겠어요?"

- 통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통일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잘 안 들어요. 제가 군대를 갔다 왔는데 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우리나라에게 취하는 태도도 있고, 분단 된 지 꽤나 시간이 흘렀으니 통일이 된다고 해도 서로의 체제가 잘 융합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저는 군대는 갔다 왔는데, 북한이나 한반도 평화? 통일? 별로 관심 없고요, 별로 우리나라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통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별로 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통일 때문에 우리나라가 떠안게 될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나라만 봐도 젊은이들이 취업도 잘 못하는 판국에 통일 비용 부담까지 겹친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얼마 전 연초에 개성공단을 닫았잖아요? 그런데 그 때 남측에서 본 피해가 북측의 몇 십배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걸 보고 딱 든 생각이 통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작은 교류만 해도 남측이 얻는 경제적 이익이 큰데 통일을 하게 된다면 클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통일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기도 하고, 한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비핵화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통일을 논하는데 위협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 내에서 평화나 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오고 가나요?
"거의 화제가 잘 안되는 편이죠. 그나마 남자애들끼리 술자리를 가지면 종종 나오기는 하는데 깊게 의견을 나눈다던지 그렇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빅 이슈'가 아니면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죠. 천안함 사태이나 연평도 사태 정도의 사건이 아니면 사람들이 잘 주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들은 다들 핵 확산 금지등을 운운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데 핵 실험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하고, 혼자서 튀려는 느낌? 그렇게 나오면 저희도 국방력 강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저는 장기적으로는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서... 아이러니하네요."

"크게는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사실 북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군사도발을 했다는 소식도 그저 연례행사같은 느낌?(웃음)"

"북한은 지금 세계에서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인데, 그만한 방어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비핵화를 하면 좋죠. 좋지만 그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같아요. 제가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핵은 쉽사리 놓을 수 없는 카드인 것 같아요. 무작정 북한의 비핵화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좀 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가가야 진정한 평화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단 저는 크게 비핵화와 경제 개선이라고 생각해요. 한민족이라서 통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말만 좋지 사실 남한에서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어야 통일할 마음이 생길 텐데, 지금 경제 수준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통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적을 것 같아요. 비핵화도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공포 정서를 지워야 이미지가 좋아질텐데 상대방이 핵을 들고 있다면 동등한 입장으로 간주하기 어렵죠 아무래도."

"저는 군인들의 처우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통도 몇 십년 전 걸 쓰고 있고, 방탄복도 총알을 막지 못하는데 이런 장비로 분단 국가의 국방을 책임지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우선 우리가 탄탄해야 평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생에게 취재하는 중. ⓒ 신새벽


덥고 짜증나는 날씨임에도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최근 북한 핵 문제가 두드러지고 언론의 자극적인 뉴스 때문인지 대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현재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통일 비용에 대해서도 다들 부담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허나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신 분들도 있었다. 그 분들은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한 발 물러서야 한다고, 북한의 처지를 이해하고 다가가야 평화 통일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를 유지하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평화를 유지하며 한반도가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일까. 우리나라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다른 국가와 상호존중의 자세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마 그것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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