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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남도 밥상, "엄마도 먹고, 나도 먹고~"

덤이 듬뿍 담긴 6천원 백반... '엄마손맛'

등록|2016.07.14 10:48 수정|2016.07.14 17:30

▲ 6천원에 차려낸 백반이다. ⓒ 조찬현


'탁탁, 탁탁~, 타다닥~'

미각을 깨우는 소리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맛있는 소리, 도마질 하는 소리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들려오는 도마소리는 정겨움이다. 또한 주문과 동시에 음식을 만드는구나 하는 믿음이기도 하다.

고향집에 찾아갔을 때 자식 왔다고 주방에서 엄마가 식재료를 자르고 다지던 그 도마소리가 언뜻 떠오른다. 이렇듯 도마소리는 고향의 소리가 되기도 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맛있는 소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좋다. 이 자그마한 공간의 식당이.

"우리 엄마도 먹고, 나도 먹고~ 우리 식구들도 먹어요"

▲ 뼈다귀해장국에 밥을 말아내면 그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느냐 물었다. 주인아주머니의 대답이 걸작이다.

"손님 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도 먹고, 나도 먹고~ 우리 식구들도 먹어요."

엄마와 자식이 먹는 음식이라는데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어 보인다. 이렇듯 '엄마손맛'식당은 모든 음식에 엄마의 마음과 정성을 가득 담았다.

그러나 음식 맛 평가는 주관적인 생각보다 객관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손님들은 이집 음식 맛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자의 생각으로는 남도의 맛으로 어디 내놓아도 괜찮을 거 같은데.

"계산하고 나갈 때 마다 뒤꼭지가 부끄러울 지경이에요"

▲ 7천원에 차려낸 회덮밥이다. ⓒ 조찬현


이곳에서 식사 중인 손님들의 반응이다. 인근의 한 직장인은 이 근방에서 이집 음식이 제일이라고 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한 단골손님은 음식값 계산을 하고 나갈 때마다 뒤꼭지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덧붙여 가격대비 최고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이 근방에서 제일 나아요."
"계산하고 나갈 때마다 뒤꼭지가 부끄러울 지경이에요."

▲ 이것 역시 덤으로 나온 제육볶음이다. ⓒ 조찬현


▲ 덤으로 나온 뼈다귀해장국이다. ⓒ 조찬현


6천원에 차려낸 백반이다. 12찬에 밥이 나왔다. 이 뿐이 아니다. 조금 있으려니 뼈다귀해장국에 제육볶음까지 더해졌다. 주인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이들 음식은 그냥 나오는 덤 음식이며 매일 바뀐다고 했다.

"생선을 구워주기도 하고, 뼈다귀해장국과 찌개 등... 매일 바뀌어요."

음식 맛은 한마디로 순수하다. 간이 과하지 않을 뿐더러 자연에서 온 식재료 본연의 순수함을 잘 살려냈다. 호박나물과 청각나물, 지리멸무침, 숙주나물 등의 반찬은 삼삼한 맛이 정말 좋았다.

오늘은 덤으로 어떤 음식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도 좋다. 날마다 새롭게 변하는 덤 음식에 착한 남도의 백반이다. 이집 음식을 먹으면서 엄마손맛이라는 상호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 6천원 백반에 나오는 기본 찬이다. ⓒ 조찬현


▲ 호박나물과 깻잎장아찌, 숙주나물 등의 반찬은 삼삼한 맛이 정말 좋았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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