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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데타 배후 귈렌 넘겨라"... 미국 "증거 있어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미국 정부에 '귈렌 송환' 공식 요구

등록|2016.07.17 11:30 수정|2016.07.17 11:30

▲ 터키의 미국에 대한 펫훌라흐 귈렌 송환 요구를 보도하는 CNN 소셜미디어 갈무리. ⓒ CNN


터키가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이슬람 사상가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미국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를 진압한 뒤 TV 생중계 연설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테러 작전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만약 미국과 터키가 전략적 파트너라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귈렌의 송환을 촉구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국제공항 연설에서 "이번 쿠데타 사태는 국가의 단합을 방해하려는 소수의 군부 세력이 귈렌의 명령에 따라 일으킨 것"이라며 귈렌을 배후로 지목했다.

저명한 이슬람 사상가인 귈렌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지만, 부패 스캔들을 계기로 관계가 틀어졌다. 반역죄로 기소될 위기에 처한 귈렌은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터키가 귈렌의 잘못 입증해야"

그러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귈렌을 추방하려면 터키가 그의 잘못을 입증해야 한다"라며 "만약 터키가 확실한 (쿠데타) 증거를 제시한다면, 그때 가서 신중하게 검토해볼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귈렌은 성명을 통해 "나는 터키를 떠난 지 16년이 넘었고, 터키 국내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한다"라며 "이번 쿠데타와 전혀 무관하고, 누가 주도했는지도 모른다"라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오히려 귈렌은 "이번 쿠데타는 연출됐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와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기소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라고 터키 정부의 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을 포함해 2839명을 체포하고, 판사 2745명을 해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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