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내 이름은 뻥 순자, 한 번에 4천 원!"

순천 장마당에서 만난 뻥튀기 아주머니

등록|2016.07.19 10:04 수정|2016.07.19 10:04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호르르륵~~~!!"

갑자기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가 장마당에 울리자, 가던 사람들이 일제히 귀를 막고 몸을 움츠린다. 웬일인가 싶어 두리번거렸더니 채소 파는 할머니가 웃으며 거든다.

"빨리 귀나 막아, 저기 뒤쪽에서 뻥이 터진다는 신호여~."

이윽고, "뻥~!" 하며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삼복 더위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열가마의 뿌연 연기 속에서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부산하다. 호루라기 소리는 뻥이 터지니 놀라지 말라고 미리 주위를 환기하는 소리였다. 예전에는 육성으로 "뻥이요"라고 했는데 지금은 호루라기로 대신한단다.

'뻥 순자 010-3XXX-9XXX'

뻥튀기 가게 벽에는 친절하게 전화번호와 함께 가게 주인인 듯한 이름을 적어 놓았다.

"어? 원래 이름이 뻥 순자예요?"
"아니, 사람 성씨가 뻥씨가 어딨어? 사람들이 네 이름 순자에 뻥튀기 사장이라고 '뻥 순자'라고 부르는 거지. 허허~."


순천 오일장에서 유일한 뻥튀기 30년 경력의 뻥 순자 여사. 아직도 뻥튀기 1번에 4천 원을 고수한단다. 쉼 없이 돌아가는 가마 앞에는 줄줄이 늘어선 옥수수와 흰쌀 뻥튀기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저기 여수나 광양은 5천 원인데, 난 그냥 4천 원만 받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뻥 순자는 4천 원만 받을 거야."

뻥튀기의 원리는 이렇다. 뜨거운 열 가마에 마른 곡식류를 넣고 단맛을 내는 당원을 한 숟가락씩 넣고 밀봉한다. 이런 다음 일정 시간 열을 가하면 공간 안에 있는 내용물은 매우 강한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게 압력을 받고 내용물은 터지기 일보 직전 상태가 된다.

그리고 뚜껑을 여는 순간 밖으로 터져 나오며 '뻥' 하는 굉음을 낸다. 곡식류의 매우 단단한 껍질이 일종의 틀 역할을 하며, 이것이 터지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때 내용물은 작게는 몇 배에서 크게는 몇십 배까지 부피가 커진단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