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7/15~17)
․ 성주군청 충돌, KBS는 '국가위기상황' TV조선은 '전문 시위꾼 개입'
정부가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발표한 뒤, 뒤늦게 여론 설득에 나섰다가 성난 민심만 확인했다. 15일, 황교안 총리는 성주로 내려가 주민 설명회를 시도했다. 그 자리에서 "미리 말 못한 것을 다시 한 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는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고 주민들은 달걀과 생수병을 던지며 항의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총리 일행은 버스에 올랐고 주민 대표 5명이 버스에 올라 다시 면담을 했지만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황 총리는 6시간여 동안 발이 묶였다가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황 총리를 태운 승용차가 도로를 막고 있던 주민의 승용차와 부딪친 뒤 달아났고 경찰관이 해당 주민의 승용차 유리창을 곤봉으로 부수며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비민주적 밀실 행정에 뒤이은 뒷북 행정이 이런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총리의 성주 방문은 대통령이 사드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며 '적극 대처'를 지시하며 몽골로 출국한 14일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S와 MBC는 정부의 무책임에 침묵한 채, 성주 주민들이 '안보 책임자'들을 고립시키고 공권력을 무력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 주민들의 반발과 사드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은 또 무시했다. TV조선은 확인되지도 않은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을 기정사실로 둔갑시켜 사드 반대 여론에 대한 '마녀사냥'을 본격화했다.
나쁜보도 1 l 투쟁위도 부인한 '전문 시위꾼 개입' 기정사실로 둔갑시킨 TV조선
․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 6번째, 조덕현 기자, http://me2.do/5Keu3eXp),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 개입>(7/17, 6번째, 이미지 기자, http://me2.do/Gsqs5CML), <외부 세력 규모‧실체 파악 초점>(7/17, 7번째, 이심철 기자, http://me2.do/FWsI7Wh8)
TV조선은 15일,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을 '전문 시위대' '이적단체'로 매도하더니 17일에는 성주군청 대치 사태에도 그 '외부 시위꾼'이 개입했다고 단정했다. 확인된 바 없는 '외부세력 개입설'을 사실로 둔갑시킨 것이다. '외부 전문 시위꾼'이라는 표현은 '불법 폭력 집회' '운동권'을 연상시켜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들 모두에게 부정적 인식을 덧씌우는 낙인 효과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TV조선이 비슷한 사안마다 악용하는 프레임이다. TV조선은 노동개악과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던 민중총궐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 등 정부의 패악에 맞선 국민의 저항에 있을 때마다 이런 '마녀사냥'을 반복했다.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은 "국방부 앞 사드 반대 시위 현장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와 '노동자 연대'의 팻말이 눈에 띕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체들입니다. 2008년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부터 지난해 '민중총궐기'까지, 최근 8년 동안의 대규모 시위 5개에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인정한 범민련 등 19대 진보 단체가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고 전했다. TV조선이 말한 '19대 진보 단체'는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 소속으로서 여기에는 총 5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TV조선은 그중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인정한 범민련 등 19대 진보 단체"만 언급했다.
이 표현에는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받은 범민련을 앞세워 '사드 한국배치 전국대책회의' 전체를 이적인 양 몰아가는 악의가 담겨있다. 또한 TV조선이 언급한 '19대 진보 단체'는 TV조선 등 보수언론과 인터넷 극우 매체, 그리고 경찰이 공식적인 기준 없이 제멋대로 규정한 분류에 불과하다. TV조선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뉴스특보 <'이적단체 2곳'도 집회 참여>(2015.11.14, http://me2.do/GN7bf5md)에서 "53개 단체 중 진보연대와 전국농민총연맹, 한국청년 연대 등 19개 단체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범국민운동본부에 소속됐던 단체"라며 '19개 단체'를 특정한 바 있다. TV조선이 말하는 '19개 단체'란 당시 강신명 경철청장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19개 단체를 강성단체로 판단하고 있고, 과격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데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TV조선과 극우 인터넷 매체들은 민중총궐기 이후 '19개 진보 단체' 프레임을 계속 반복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에 이들이 끼어있다며 싸잡아 '이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TV조선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 개입>(7/17)은 "당시 폭력 시위에 외부 시위꾼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다면서 성주군청 앞 사태를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여기에 15일 자사가 보도했던 '외부 전문 시위꾼'이 개입했다고 단정했다. 그 근거로는 "퇴로로 가시는데 트랙터로 막고 하는 바람에 외부세력이 있었던 거 같고, 너무 강경하고 위협을 당할 정도로 절충이 안 됐습니다"라는 익명의 '사드 저지 투쟁위 관계자'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다음 보도인 <외부 세력 규모·실체 파악 초점> 역시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가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이 폭력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밝힌 만큼,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채 경찰 수사 소식을 전했다. 이는 성주 사드 저지 투쟁위원회 일부의 '추정'에 불과한 '외부 세력 개입설'을 기정사실로 둔갑시킨 오보나 다름없다.
실제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17일 기자들에게 "폭력사태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했고, 같은 날 투쟁위 성명도 "총리 일행과 군민간 대치상황은 투쟁위의 당초 방향과 상관없는 성주군민이나 다른 지역민 등 외부인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은 이를 근거로 '외부 시위꾼 개입'을 사실로 단정한 것이다.
그러나 투쟁위의 성명에는 분명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다"는 내용도 있다. 또한 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성주 사드투쟁위원장 "언론이 자꾸 님비, 외부개입이라 호도">(7/18, http://me2.do/5aB39Hey))에서 이재복 공동위원장의 '외부세력 개입' 발언 진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 말을 들어보니 '성주 사람이 돌 던졌다'고 하면 다칠까봐 그런 변명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부분은 우리(투쟁위) 공식 얘기가 아니다.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본인이 얼굴을 모르니까 '비대위 뜻이 아닌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같이 표현돼 있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외부인'은 '성주군민이더라도 투쟁 기구에는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할 뿐 TV조선이 매도한 것처럼 '외부 전문 시위꾼'이 개입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경찰도 "지금까지 외부단체 개입이 확인된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TV조선은 이런 사실들을 확인도 하지 않고 무조건 '외부 세력 개입'을 사실로 규정한 것이다. 더불어 '외부 세력'을 계속 '전문 시위꾼'으로 표현하면서 사드에 반대하는 모든 여론에 부정적 낙인을 찍고 있다. TV조선이 사드 반대에 본격적인 '마녀사냥'에 나서면서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 나쁜 보도 2 l 또 '괴담론'…괴담에만 나흘간 6건 보도한 TV조선TV조선 <또 들끓는 '사드 괴담'>(7/16, 7번째, 최원희 기자, http://me2.do/G7QcwUPE), <갈등 유발 '괴담'…국민만 불안>(7/16, 8번째, 강석 기자, http://me2.do/GXcG3LDR),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7/16, 12번째,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 http://me2.do/GWtAMhpZ)
TV조선은 13일, 처음 꺼내들었던 '사드 괴담론' 프레임을 16일 하루에만 3건이나 쏟아 부었다. 이 또한 사드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각계각층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에 해당한다. TV조선이 성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빌미로 '외부 세력 개입 음모론'부터 '괴담론'까지 확산시키면서 국민들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또 들끓는 '사드 괴담'>은 △"시커먼 폭탄으로 변한 참외가 미사일" △"전자파가 뒤덮어 꿀벌이 사라지고 참외가 열리지 않는다"는 괴담 △"중국과 소련이 0순위로 폭격할 것"이라는 괴담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넘어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사드 업체의 로비로 인해 설치가 결정됐다' 등 음모론 수준의 괴담" 등 SNS 상에 떠도는 낭설을 모두 나열했다. 이어지는 <갈등 유발 '괴담'…국민만 불안>은 "지난해 한 달 동안 전국을 마비시킨 메르스 괴담부터 '뇌송송 구멍탁'라고 불린 광우병 괴담까지,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했는데 당시엔 참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며 사드 배치를 메르스 사태와 광우병 사태와 연관 지었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과 내용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괴담, 여과장치도, 제재장치도 없는 현실 앞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며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에서는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가 나와 "광우병 같은 경우 국민적이다. 먹거리, 건강 관련 문제였다.
사드는 어떤 지역 내의 문제이고 안보관련 문제다. 그래서 전체적인 시민에 대한 문제냐,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냐가 다를 뿐, 괴담 문제는 유사하다"며 재차 사드를 '광우병 괴담'에 비유했다. 심지어 이 발언은 사드 배치를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로 치부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TV조선은 이날 2건의 보도를 더해 '사드 괴담'의 원인이 '뒷북 대응'에 나선 국방부 탓임을 밝혔다.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에서는 "괴담을 규제만 해서 막을 순 없다…사드 전문가들이 나서서 정보 공유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13일부터 계속 이어지는 '괴담론' 보도만 무려 6건에 이른다. TV조선은 설명과 설득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하는 것보다 '괴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광우병 사태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정부의 무책임을 덮으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 나쁜 보도 3 l '국가 위기 상황'? KBS와 MBC의 '황 총리 구하기 특명'
KBS <'사드 설득' 황 총리 '6시간 고립' 수난>(7/15, 톱보도, 홍혜림 기자, http://me2.do/5CPA3jF2), <설명회 파행…대통령 부재중 총리 발 묶여>(7/15, 2번째, 김경수 기자, http://me2.do/5nq04nEt), MBC <성주 찾은 총리 6시간 넘게 갇혀>(7/15, 톱보도, 천현우 기자, http://me2.do/GISUJGK5), <계란‧물병 투척 몸싸움…철회만 요구>(7/15, 2번째, 정동욱 기자, http://me2.do/5QTd7TpQ), <대통령 순방 중인데…발 묶인 총리>(7/15, 3번째, 박성원 기자, http://me2.do/5Z84x8Cc)
KBS는 톱보도 <'사드 설득' 황 총리 '6시간 고립' 수난>에서 15일 성주군청의 상황을 '총리 6시간 고립 수난'으로 규정했다. 다음 보도인 <설명회 파행…대통령 부재중 총리 발 묶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주군청 앞 사태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이 보도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제 1의 국가 안보책임자가 된 국무총리와 실무 총책임자 국방장관이 6시간 넘게 꼼짝 못하고 발이 묶인 것"이라며 성주 주민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성주군청 앞에서 안보책임자들은 발이 묶였고 공권력은 무력화" 됐다며 마치 주민들이 엄청난 물리력을 행사한 것처럼 묘사했다. KBS 보도에서 언급된 주민들의 목소리는 "사드배치 결사반대"라는 구호와 "평화로운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발언뿐이다. 황 총리의 승용차가 주민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달아나고, 경찰이 그 주민의 승용차를 부순 사실도 외면했다.
MBC도 별반 다르지 않다. MBC 톱보도 <성주 찾은 총리 6시간 넘게 갇혀>에 실린 주민들의 목소리는 "결사반대" "철회하라"는 구호뿐이다. 2번째 보도 <계란·물병 투척 몸싸움…철회만 요구>는 "주민들은 무조건 철회를 요구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며 주민들이 이유도 없이 떼를 쓰는 것처럼 묘사하더니 "일부는 복면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주민들의 '폭력'을 부각했다.
다음 보도 <대통령 순방 중인데…발 묶인 총리>는 "군 통수권을 대리하는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이 함께 발이 묶인 상태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중대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을 조명하며 KBS와 마찬가지로 사태를 '국가 위기 상황'으로 묘사했다. KBS와 MBC는 다음날인 16일, 성주군청 대치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를 보도하면서도 경찰의 과잉경호라는 주민 측 주장, 황 총리가 탄 차량이 주민의 승용차를 밀고나간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KBS와 MBC는 정부가 지난 2년 내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드 관련 협의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지난 2월7일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에 공식 착수한 이후에도 단 한 차례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외면했다. 부지 선정에 있어서도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배치 여부 등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가, 11일 국회에서는 "6월 말쯤 부지 가용성에 대한 구두보고를 받았다"고 말을 바꾸는 등 국방부가 국민을 우롱한 사실도 두 공영방송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적하지 않았다. 성주 주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무책임에 침묵한 채, 성주 주민들을 '국가 위기 상황'의 주범으로 규정한 것이다.
15일 군청 앞 대치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결사반대'와 같은 구호로만 갈음한 것도 문제다. SBS의 경우 "주민대표 5명이 버스에 올라 황 총리와 면담"한 사실과 "괌과 일본의 사드는 모두 바다를 향하는데 성주에만 거주지를 항해 레이더를 쏘게 하는 건 안 된다"는 주민 측 입장을 전했다. TV조선도 "주민 대표 5명은 20명의 대표단을 다시 구성해 황 총리와 재협상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고 언급했다. 모두 KBS, MBC가 은폐한 사실이다. 이날 타사 역시 총리와 주민의 물리력 대치라는 초유의 사태를 조명했으나 KBS와 MBC처럼 '국가 비상사태'를 운운하지는 않았다.
■ 민언련 오늘의 '국민 겁박' 방송 보도(7/15~17)
․ TV조선 <총리 수난사…정국 영향은>(7/15, 4번째, 김정우 기자, http://me2.do/GYvFrBqn)
TV조선은 역대 국무총리들이 '계란 세례'를 받았던 사례를 나열했다. 15일 성주군청 앞 충돌 사태를 톱보도부터 타진하던 황교안 총리를 '피해자'로 묘사하기 위해 갖은 수를 쓴 이 보도는 성주 주민들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겁박까지 하고 있다. TV조선은 <총리 수난사…정국 영향은>에서 "1991년 6월, 총리 취임을 앞둔 정원식 총리서리는 대학생들에게 계란과 밀가루 공격을 당했습니다" "2009년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설득하려다 충청도민들에게 계란세례를 두 차례 당했습니다" 등 역대 총리 중 '계란 공격'을 당한 사례를 자료 화면과 함께 소개했다. 여기에 "1960년대에는 정일권 총리가 국회에서 김두한 의원이 던진 오물을 뒤집어썼습니다" 등 전혀 관련이 없는 사례와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란 봉변'까지 덧붙였다.
이렇게 각각 다른 역사적 맥락이 있는 사건을 그저 정치인들의 '수난사'라는 제목으로 묶어 보여주는 행태 자체는 매우 상투적일 뿐 아니라, 성주 주민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가장 뻔히 드러나는 속내는 기자의 마지막 멘트이다. 김정우 기자는 "계란 투척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지만, 목적을 제대로 이룬 경우보다 오히려 역풍을 불러온 사례가 많습니다"라며 마무리했다. 한마디로 총리에게 계란을 던졌으니 성주 주민들은 목적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며,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사드 반대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TV조선의 어깃장이 국민을 겁박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 성주군청 충돌, KBS는 '국가위기상황' TV조선은 '전문 시위꾼 개입'
정부가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발표한 뒤, 뒤늦게 여론 설득에 나섰다가 성난 민심만 확인했다. 15일, 황교안 총리는 성주로 내려가 주민 설명회를 시도했다. 그 자리에서 "미리 말 못한 것을 다시 한 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는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고 주민들은 달걀과 생수병을 던지며 항의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총리 일행은 버스에 올랐고 주민 대표 5명이 버스에 올라 다시 면담을 했지만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황 총리는 6시간여 동안 발이 묶였다가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황 총리를 태운 승용차가 도로를 막고 있던 주민의 승용차와 부딪친 뒤 달아났고 경찰관이 해당 주민의 승용차 유리창을 곤봉으로 부수며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비민주적 밀실 행정에 뒤이은 뒷북 행정이 이런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총리의 성주 방문은 대통령이 사드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며 '적극 대처'를 지시하며 몽골로 출국한 14일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S와 MBC는 정부의 무책임에 침묵한 채, 성주 주민들이 '안보 책임자'들을 고립시키고 공권력을 무력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 주민들의 반발과 사드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은 또 무시했다. TV조선은 확인되지도 않은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을 기정사실로 둔갑시켜 사드 반대 여론에 대한 '마녀사냥'을 본격화했다.
나쁜보도 1 l 투쟁위도 부인한 '전문 시위꾼 개입' 기정사실로 둔갑시킨 TV조선
․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 6번째, 조덕현 기자, http://me2.do/5Keu3eXp),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 개입>(7/17, 6번째, 이미지 기자, http://me2.do/Gsqs5CML), <외부 세력 규모‧실체 파악 초점>(7/17, 7번째, 이심철 기자, http://me2.do/FWsI7Wh8)
TV조선은 15일,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을 '전문 시위대' '이적단체'로 매도하더니 17일에는 성주군청 대치 사태에도 그 '외부 시위꾼'이 개입했다고 단정했다. 확인된 바 없는 '외부세력 개입설'을 사실로 둔갑시킨 것이다. '외부 전문 시위꾼'이라는 표현은 '불법 폭력 집회' '운동권'을 연상시켜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들 모두에게 부정적 인식을 덧씌우는 낙인 효과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TV조선이 비슷한 사안마다 악용하는 프레임이다. TV조선은 노동개악과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던 민중총궐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 등 정부의 패악에 맞선 국민의 저항에 있을 때마다 이런 '마녀사냥'을 반복했다.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은 "국방부 앞 사드 반대 시위 현장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와 '노동자 연대'의 팻말이 눈에 띕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체들입니다. 2008년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부터 지난해 '민중총궐기'까지, 최근 8년 동안의 대규모 시위 5개에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인정한 범민련 등 19대 진보 단체가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고 전했다. TV조선이 말한 '19대 진보 단체'는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 소속으로서 여기에는 총 5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TV조선은 그중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인정한 범민련 등 19대 진보 단체"만 언급했다.
이 표현에는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받은 범민련을 앞세워 '사드 한국배치 전국대책회의' 전체를 이적인 양 몰아가는 악의가 담겨있다. 또한 TV조선이 언급한 '19대 진보 단체'는 TV조선 등 보수언론과 인터넷 극우 매체, 그리고 경찰이 공식적인 기준 없이 제멋대로 규정한 분류에 불과하다. TV조선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뉴스특보 <'이적단체 2곳'도 집회 참여>(2015.11.14, http://me2.do/GN7bf5md)에서 "53개 단체 중 진보연대와 전국농민총연맹, 한국청년 연대 등 19개 단체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범국민운동본부에 소속됐던 단체"라며 '19개 단체'를 특정한 바 있다. TV조선이 말하는 '19개 단체'란 당시 강신명 경철청장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19개 단체를 강성단체로 판단하고 있고, 과격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데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TV조선과 극우 인터넷 매체들은 민중총궐기 이후 '19개 진보 단체' 프레임을 계속 반복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에 이들이 끼어있다며 싸잡아 '이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 TV조선 뉴스특보 <‘이적단체 2곳’도 집회 참여>(2015.11.14, 좌), TV조선 <전문 시위대 어김없이 등장>(7/15, 우) ⓒ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 개입>(7/17)은 "당시 폭력 시위에 외부 시위꾼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다면서 성주군청 앞 사태를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여기에 15일 자사가 보도했던 '외부 전문 시위꾼'이 개입했다고 단정했다. 그 근거로는 "퇴로로 가시는데 트랙터로 막고 하는 바람에 외부세력이 있었던 거 같고, 너무 강경하고 위협을 당할 정도로 절충이 안 됐습니다"라는 익명의 '사드 저지 투쟁위 관계자'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다음 보도인 <외부 세력 규모·실체 파악 초점> 역시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가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이 폭력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밝힌 만큼,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채 경찰 수사 소식을 전했다. 이는 성주 사드 저지 투쟁위원회 일부의 '추정'에 불과한 '외부 세력 개입설'을 기정사실로 둔갑시킨 오보나 다름없다.
▲ TV조선 <성주 시위에 ‘외부 세력’ 개입>(7/17) ⓒ 민주언론시민연합
실제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17일 기자들에게 "폭력사태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했고, 같은 날 투쟁위 성명도 "총리 일행과 군민간 대치상황은 투쟁위의 당초 방향과 상관없는 성주군민이나 다른 지역민 등 외부인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은 이를 근거로 '외부 시위꾼 개입'을 사실로 단정한 것이다.
그러나 투쟁위의 성명에는 분명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다"는 내용도 있다. 또한 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성주 사드투쟁위원장 "언론이 자꾸 님비, 외부개입이라 호도">(7/18, http://me2.do/5aB39Hey))에서 이재복 공동위원장의 '외부세력 개입' 발언 진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 말을 들어보니 '성주 사람이 돌 던졌다'고 하면 다칠까봐 그런 변명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부분은 우리(투쟁위) 공식 얘기가 아니다.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본인이 얼굴을 모르니까 '비대위 뜻이 아닌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같이 표현돼 있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외부인'은 '성주군민이더라도 투쟁 기구에는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할 뿐 TV조선이 매도한 것처럼 '외부 전문 시위꾼'이 개입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경찰도 "지금까지 외부단체 개입이 확인된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TV조선은 이런 사실들을 확인도 하지 않고 무조건 '외부 세력 개입'을 사실로 규정한 것이다. 더불어 '외부 세력'을 계속 '전문 시위꾼'으로 표현하면서 사드에 반대하는 모든 여론에 부정적 낙인을 찍고 있다. TV조선이 사드 반대에 본격적인 '마녀사냥'에 나서면서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 나쁜 보도 2 l 또 '괴담론'…괴담에만 나흘간 6건 보도한 TV조선TV조선 <또 들끓는 '사드 괴담'>(7/16, 7번째, 최원희 기자, http://me2.do/G7QcwUPE), <갈등 유발 '괴담'…국민만 불안>(7/16, 8번째, 강석 기자, http://me2.do/GXcG3LDR),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7/16, 12번째,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 http://me2.do/GWtAMhpZ)
TV조선은 13일, 처음 꺼내들었던 '사드 괴담론' 프레임을 16일 하루에만 3건이나 쏟아 부었다. 이 또한 사드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각계각층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에 해당한다. TV조선이 성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빌미로 '외부 세력 개입 음모론'부터 '괴담론'까지 확산시키면서 국민들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또 들끓는 '사드 괴담'>은 △"시커먼 폭탄으로 변한 참외가 미사일" △"전자파가 뒤덮어 꿀벌이 사라지고 참외가 열리지 않는다"는 괴담 △"중국과 소련이 0순위로 폭격할 것"이라는 괴담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넘어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사드 업체의 로비로 인해 설치가 결정됐다' 등 음모론 수준의 괴담" 등 SNS 상에 떠도는 낭설을 모두 나열했다. 이어지는 <갈등 유발 '괴담'…국민만 불안>은 "지난해 한 달 동안 전국을 마비시킨 메르스 괴담부터 '뇌송송 구멍탁'라고 불린 광우병 괴담까지,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했는데 당시엔 참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며 사드 배치를 메르스 사태와 광우병 사태와 연관 지었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과 내용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괴담, 여과장치도, 제재장치도 없는 현실 앞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며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에서는 김동철 사회심리분석전문가가 나와 "광우병 같은 경우 국민적이다. 먹거리, 건강 관련 문제였다.
사드는 어떤 지역 내의 문제이고 안보관련 문제다. 그래서 전체적인 시민에 대한 문제냐,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냐가 다를 뿐, 괴담 문제는 유사하다"며 재차 사드를 '광우병 괴담'에 비유했다. 심지어 이 발언은 사드 배치를 "일부 편향된 집단의 문제'로 치부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TV조선은 이날 2건의 보도를 더해 '사드 괴담'의 원인이 '뒷북 대응'에 나선 국방부 탓임을 밝혔다. <심층분석/들끓는 '사드 괴담' 대책은?>에서는 "괴담을 규제만 해서 막을 순 없다…사드 전문가들이 나서서 정보 공유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13일부터 계속 이어지는 '괴담론' 보도만 무려 6건에 이른다. TV조선은 설명과 설득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하는 것보다 '괴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광우병 사태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정부의 무책임을 덮으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 나쁜 보도 3 l '국가 위기 상황'? KBS와 MBC의 '황 총리 구하기 특명'
KBS <'사드 설득' 황 총리 '6시간 고립' 수난>(7/15, 톱보도, 홍혜림 기자, http://me2.do/5CPA3jF2), <설명회 파행…대통령 부재중 총리 발 묶여>(7/15, 2번째, 김경수 기자, http://me2.do/5nq04nEt), MBC <성주 찾은 총리 6시간 넘게 갇혀>(7/15, 톱보도, 천현우 기자, http://me2.do/GISUJGK5), <계란‧물병 투척 몸싸움…철회만 요구>(7/15, 2번째, 정동욱 기자, http://me2.do/5QTd7TpQ), <대통령 순방 중인데…발 묶인 총리>(7/15, 3번째, 박성원 기자, http://me2.do/5Z84x8Cc)
KBS는 톱보도 <'사드 설득' 황 총리 '6시간 고립' 수난>에서 15일 성주군청의 상황을 '총리 6시간 고립 수난'으로 규정했다. 다음 보도인 <설명회 파행…대통령 부재중 총리 발 묶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주군청 앞 사태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이 보도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제 1의 국가 안보책임자가 된 국무총리와 실무 총책임자 국방장관이 6시간 넘게 꼼짝 못하고 발이 묶인 것"이라며 성주 주민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성주군청 앞에서 안보책임자들은 발이 묶였고 공권력은 무력화" 됐다며 마치 주민들이 엄청난 물리력을 행사한 것처럼 묘사했다. KBS 보도에서 언급된 주민들의 목소리는 "사드배치 결사반대"라는 구호와 "평화로운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발언뿐이다. 황 총리의 승용차가 주민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달아나고, 경찰이 그 주민의 승용차를 부순 사실도 외면했다.
MBC도 별반 다르지 않다. MBC 톱보도 <성주 찾은 총리 6시간 넘게 갇혀>에 실린 주민들의 목소리는 "결사반대" "철회하라"는 구호뿐이다. 2번째 보도 <계란·물병 투척 몸싸움…철회만 요구>는 "주민들은 무조건 철회를 요구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며 주민들이 이유도 없이 떼를 쓰는 것처럼 묘사하더니 "일부는 복면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주민들의 '폭력'을 부각했다.
다음 보도 <대통령 순방 중인데…발 묶인 총리>는 "군 통수권을 대리하는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이 함께 발이 묶인 상태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중대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을 조명하며 KBS와 마찬가지로 사태를 '국가 위기 상황'으로 묘사했다. KBS와 MBC는 다음날인 16일, 성주군청 대치 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를 보도하면서도 경찰의 과잉경호라는 주민 측 주장, 황 총리가 탄 차량이 주민의 승용차를 밀고나간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 15일, 성주군창 앞 충돌을 ‘국가 위기 상황’으로 묘사한 KBS?MBC ⓒ 민주언론시민연합
KBS와 MBC는 정부가 지난 2년 내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드 관련 협의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지난 2월7일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에 공식 착수한 이후에도 단 한 차례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외면했다. 부지 선정에 있어서도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배치 여부 등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가, 11일 국회에서는 "6월 말쯤 부지 가용성에 대한 구두보고를 받았다"고 말을 바꾸는 등 국방부가 국민을 우롱한 사실도 두 공영방송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적하지 않았다. 성주 주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무책임에 침묵한 채, 성주 주민들을 '국가 위기 상황'의 주범으로 규정한 것이다.
15일 군청 앞 대치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결사반대'와 같은 구호로만 갈음한 것도 문제다. SBS의 경우 "주민대표 5명이 버스에 올라 황 총리와 면담"한 사실과 "괌과 일본의 사드는 모두 바다를 향하는데 성주에만 거주지를 항해 레이더를 쏘게 하는 건 안 된다"는 주민 측 입장을 전했다. TV조선도 "주민 대표 5명은 20명의 대표단을 다시 구성해 황 총리와 재협상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고 언급했다. 모두 KBS, MBC가 은폐한 사실이다. 이날 타사 역시 총리와 주민의 물리력 대치라는 초유의 사태를 조명했으나 KBS와 MBC처럼 '국가 비상사태'를 운운하지는 않았다.
■ 민언련 오늘의 '국민 겁박' 방송 보도(7/15~17)
․ TV조선 <총리 수난사…정국 영향은>(7/15, 4번째, 김정우 기자, http://me2.do/GYvFrBqn)
TV조선은 역대 국무총리들이 '계란 세례'를 받았던 사례를 나열했다. 15일 성주군청 앞 충돌 사태를 톱보도부터 타진하던 황교안 총리를 '피해자'로 묘사하기 위해 갖은 수를 쓴 이 보도는 성주 주민들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겁박까지 하고 있다. TV조선은 <총리 수난사…정국 영향은>에서 "1991년 6월, 총리 취임을 앞둔 정원식 총리서리는 대학생들에게 계란과 밀가루 공격을 당했습니다" "2009년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설득하려다 충청도민들에게 계란세례를 두 차례 당했습니다" 등 역대 총리 중 '계란 공격'을 당한 사례를 자료 화면과 함께 소개했다. 여기에 "1960년대에는 정일권 총리가 국회에서 김두한 의원이 던진 오물을 뒤집어썼습니다" 등 전혀 관련이 없는 사례와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란 봉변'까지 덧붙였다.
이렇게 각각 다른 역사적 맥락이 있는 사건을 그저 정치인들의 '수난사'라는 제목으로 묶어 보여주는 행태 자체는 매우 상투적일 뿐 아니라, 성주 주민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가장 뻔히 드러나는 속내는 기자의 마지막 멘트이다. 김정우 기자는 "계란 투척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지만, 목적을 제대로 이룬 경우보다 오히려 역풍을 불러온 사례가 많습니다"라며 마무리했다. 한마디로 총리에게 계란을 던졌으니 성주 주민들은 목적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며,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사드 반대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TV조선의 어깃장이 국민을 겁박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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