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난데없이 삽질한 이유? 맹꽁이 때문이다

맹꽁이 울음소리가 나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

등록|2016.07.20 10:09 수정|2016.07.20 10:09

맹꽁이 웅덩이 조성을 위해 출정중인 모습월평공원 숲을 찾아 이동중인 모습 ⓒ 이경호


한 놈은 맹맹거리고 한놈은 꽁꽁거린다. 맹꽁이의 어원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특이한 것은 한 그룹에서 맹맹거리다 꽁꽁으로 음을 바꾸면 다른 그룹이 맹맹으로 바꿔 노래를 한다고 한다. 서로 소통하며 짝을 찾아가는 맹꽁이는 여름밤을 상징하는 양서류이다.

이런 맹꽁이는 전국적으로 서식하지만 개체수가 적어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대전에도 많은 곳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맹꽁이 서식지가 보호되고 있다고 느끼기에는 한계가 많다.

맹꽁이의 특성은 매우 특이하다. 비가 내릴 때 생기는 작은 웅덩이에 알을 낳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물론 있지만, 상당수가 갑작스럽게 생긴 웅덩이에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작은 웅덩이에 낳은 알은 짧은 기간 부화하여 다음 비가 와서 넘쳐나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번식지에서 자리를 잡는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런 번식특성을 활용하여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아 작은 일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삽질이다. 번식기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비가 오는 이맘때 해야 할 일이다. 6월에서 8월까지 주변에 갑자기 만들어질 수 있는 웅덩이를 파놓는 것이다.(식물들을 위한 생태놀이터 만들기... 야생화 씨앗으로 만든 '씨앗폭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20025)

지난 15일 오후 2시에 한화케미칼 중앙연구소와 함께 월평공원 상류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주었다. 적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 앞으로 소나기 등 크고 작은 비가 내려 웅덩이에 물을 채우기를 기도하며 만들었다. 내년까지 웅덩이가 버텨준다면 우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천에 다양하게 서식하는 풀들이 가만 두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이번 도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연의 생물을 예측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이런 시도는 그래도 의미가 있다. 대규모 공사가 아닌 이상 이런 시도는 끊임없이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맹꽁이 웅덩이 만들기를 그래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비오는 날 밤에 다시 맹꽁이 웅덩이를 찾으러 갈 것이다. 여기서 맹맹, 꽁꽁 거리는 맹꽁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은 간이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모습포크레인이 아닌 작은 삽질이 맹꽁이를 살릴 수 있기를 바라며... ⓒ 이경호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