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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가로수 그늘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등록|2016.07.21 09:32 수정|2016.07.21 09:32

▲ ⓒ 이훈희


▲ ⓒ 이훈희


▲ ⓒ 이훈희


매일 옆을 지나치지만 너무 당연한 존재여서 소중함을 모르는 것들 중 하나가 거리의 가로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날 거리를 걷다 만나게 되는 너른 잎이 무성해진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그늘은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아침부터 뜨거운 여름날 가로수 아래를 지나다 위를 올려다 봅니다. 후드득후드득 소나기가 떨어질 땐 우산이 되어주기도 하는 넓은 잎파리 사이사이를 비집고 햇빛이 내려옵니다. 잠시 그늘에 머물러 서서 바람을 맞으면 등에서 솟던 땀방울도 잠시 멈춥니다.

도시의 거리에 가로수 그늘이 조금 더 풍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깐 쉬면서 테이크 아웃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게 가로수 그늘 아래 적당한 곳 어딘가에 벤치들도 설치된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런데 가로수 그늘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 공짜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가로수와 수목관련 시설을 관리하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철이 되면 적절히 가지치기도 해 줘야 하는 등 손이 가야 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문득 가로수 유지관리에 어느 정도의 예산이 사용되는지 궁금해져 필자가 거주하는 동네 구청에 문의해 보았습니다. 담당자께서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가로수 관리를 하고 있으며, 구청홈페이지에 배정된 예산이 공개되어 있다고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동작구의 경우 2016년 가로수 유지관리에 총 6억 12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억여 원이 늘어난 것입니다(시설비 및 부대비 2.5억, 인건비 0.7억, 재료비 0.5억 등 증가)

배정된 예산 총액을 보니 가로수로부터 얻는 혜택의 비용이 상당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로수는 그늘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흡수 등 도시 환경과 시민들의 기분전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을 것입니다.

가로수 예산이 얼마나 합당한 수준의 금액인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로수 현황을 찾아보았습니다. 동작구에는 2015년 기준 총 7013그루의 가로수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1그루당 비용을 아주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올해엔 약 9만 원에 약간 못미치는 금액입니다.

해당 예산이 얼마나 투명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집행되는지도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단순하게 계산한 비용만 보면 놀랄만큼 높은 금액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소해 보이는 혜택이라도 그것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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