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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협력업체 갈등... 무슨 일이 있었나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한 '갑질'이다" vs. "'청렴거래 준수' 의무 위반해 정당한 계약해지"

등록|2016.07.21 14:24 수정|2016.07.21 14:24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KAI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해 피해를 입었다는 게 협력업체의 주장인데 KAI는 정당한 계약해지 사유가 있어 원칙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KAI는 에어버스사의 A320·A350 항공기의 날개부품과 A321 동체조립 물량을 수주하고 지난 2012년 사천에 본사를 둔 ㈜대명엔지니어링(줄여 대명)과 날개부품인 스트링거(STRINGER) 5304대 물량을 2025년까지 납품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대명은 470억 원의 설비를 투자하고 250여 명의 인력을 고용해 납품해왔다.

▲ ▲ 대명엔지니어링 임직원 50여 명은 19일 사천읍 수석5리 사거리에서 KAI 규탄 시위를 가졌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대명 임직원 100여 명은 19일 오전 7시 사천시 사천읍 수석5리 사거리 등 2곳에서 KAI 규탄 시위를 가졌다.

이들은 "KAI가 지난 3월 4일, 청렴거래 계약이행 위반을 이유로 우리 회사를 제재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더니 급기야 우리와 계약 해지 없이 제2, 제3의 업체와 계약을 했다"며 "이들 업체에 일감을 주기 위해 우리 회사를 말살시키는 소위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약지속 여부에 대한 문서회신을 KAI에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어 자의적 조치로 사전 통보 후 불가피하게 납품을 중단했다"며 "결국 KAI는 답변을 기피한 채 7월 13일 계약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에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재산상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 대명엔지니어링 임직원 50여 명은 19일 사천읍 수석5리 사거리에서 KAI 규탄 시위를 가졌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KAI는 19일 반박 자료를 내고 '대명이 자의적인 해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KAI는 "대명의 대표가 KAI 직원에게 금품 3억 원을 제공해 올해 2월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최근 2심 공판에서 대표가 금품제공 사실을 시인했다"며 "이는 KAI와의 외주계약거래에 있어 '청렴거래 준수' 의무사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대명은 우리가 보낸 3월의 공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과도한 요구 및 법적 대응을 운운하면서 일방적으로 3건의 납품을 중단했다"며 "에어버스사와 사업에 큰 차질을 줄 수 있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신규 업체 개발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KAI는 "대명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는데도 답변이 없어 7월 13일 최종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대명 종업원의 고용불안 해소방안을 포함한 후속조치 협의를 15일에 갖자고 요청했는데 참석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19일 에어버스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실태점검을 하고 대명이 부품을 계속 납품하도록 중재했다.

때문에 대명 임직원들은 예정돼 있던 집회와 기자회견을 모두 취소하고 KAI에 부품을 계속 납품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KAI는 대명뿐만 아니라 거래하는 모든 협력업체의 청렴거래 이행 위반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미지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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