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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박' 진경준, 결국 '인생 쪽박' 차나?

특임검사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 '뇌물공여' 넥슨 회장 등도 불구속 기소

등록|2016.07.29 10:00 수정|2016.07.29 12:20

▲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대박'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7월 1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 29일 오전 11시 50분]

뇌물로 이룬 주식 대박, 9년 간 공짜 가족 여행, 처남 뒤 봐주기...


진경준 검사장의 추악한 민낯이 공개됐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진 검사장의 뇌물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구속 중인 진 검사장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김정주 넥슨그룹 회장과 서용원 한진 대표도 뇌물공여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시각,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수남 검찰총장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진 검사장의 해임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차관급인 검사장 해임 청구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진 검사장의 범죄사실을 공개했다. 진 검사장도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향후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그의 유무죄가 가려진다.

① 주식 대박 사건의 전모

진경준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정주 회장 쪽으로부터 4억2500만 원을 받아 넥슨 주식 1만 주를 샀다. 몇 달 뒤에도 4억2500만 원을 받았다.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1만 주를 팔아 다시 넥슨재팬의 비상장주식 8537주를 샀다. 이후 넥슨재팬 주식은 상장된 후 가격이 크게 뛰었고, 진 검사장은 지난해 이 돈을 팔아 126억 원을 챙겼다.

진 검사장은 주식 대박은 이뤘지만, 쪽박을 찰 것으로 보인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진 검사장이 범죄로 얻은 모든 수익을 박탈하기 위해 범죄수익 환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법원은 진 검사장이 보유한 130억 원 대의 재산에 대한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금로 특임검사, 진경준 뇌물사건 수사 발표이금로 특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진경준 검사장의 뇌물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있다. 이 특임검사는 진경준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그룹 회장과 서아무개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 유성호


② '벤츠 여검사'에 이은 '제네시스 검사장'

진 검사장은 2008~2009년 넥슨 쪽으로부터 고급승용차 제네시스를 받아 사용했다. 이 차량은 넥슨이 빌린 것이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사용료와 명의 이전 비용 등을 합쳐 따지면, 49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③ 가족 여행도 공짜로 가고 싶었을까

진 검사장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9년 동안 11회에 걸쳐 가족여행을 갔다. 이 과정에서 진 검사장은 단 한 푼의 돈도 내지 않았다.

3차례는 김정주 회장 쪽과 함께했고, 나머지 8번은 진 검사장 가족만 갔다. 김정주 회장 쪽이 대신 낸 여행 경비는 모두 5000만 원에 달한다.

④ 우애 깊었던 매형과 처남

처남은 검사장 매형 덕에 큰 돈을 벌었다. 진 검사장의 처남인 강아무개씨는 2010년 8월 대한항공 청소용역 계약을 따냈다. 그 뒤에는 진 검사장이 있었다.

검찰이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 탈세 의혹 내사를 종결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진 검사장이 먼저 대한항공 쪽에 연락했다. 그 뒤 진 검사장은 서용원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현 한진 대표)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진 검사장 처남의 청소용역 계약 얘기가 오갔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누가 먼저 청소용역 계약을 얘기했는지는 말이 엇갈리지만, 중요한 것은 사업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제3자 뇌물 수수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진 검사장이 한진그룹 탈세 의혹 내사를 부당하게 종결했는지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는 게 특임검사팀의 입장이다.

이금로 특임검사, 진경준 뇌물사건 수사 발표이금로 특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진경준 검사장의 뇌물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있다. 이 특임검사는 진경준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그룹 회장과 서아무개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 유성호


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고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이후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거짓말로 자신의 죄를 숨기려 했다. 김정주 회장 쪽으로부터 받은 뇌물을 장모로부터 빌린 돈으로 둔갑시켰다. 이후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가 시작되자, 세 차례에 걸쳐 거짓 소명서를 냈다.

진 검사장이 공직재산을 허위로 신고하고 그 이후에 적극적인 허위 소명에 나선 것을 두고, 검찰은 위계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다고 봤다.

⑥ 차명거래 수사 검사의 차명거래

진 검사장은 차명 거래로 인한 금융실명제법도 위반했다. 진 검사장을 자금·주식 거래를 하면 장모와 처남의 계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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