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동에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동학대죄로 처벌을 받은 것과 관련해 해당 교사에게 학대를 당한 아동이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부모들은 추가 아동학대가 경찰과 검찰이 아닌 피해아동 부모에 의해 밝혀졌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처음 접수 된 것은 지난 2월. 교사 김모(29) 씨는 A(5) 양이 밥을 늦게 먹는다는 이유로 식판을 책상위에 엎은 뒤 음식물을 A양에게 치우게 했으며, 몸을 잡고 세게 흔들고 배를 수차례 찌르는 등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건은 원주경찰서 조사를 거쳐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에 송치됐으며, 지난달 21일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판사: 양은상)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김씨에게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A양의 부모는 선고가 있기 전 결심공판을 앞두고 법원에 공판기록열람을 신청해 A 양이 김씨로부터 학대를 당한 2월 15일과 23·24일 3일치 CCTV영상을 확보했다.

그런데 A양의 부모는 3일치 영상을 보는 과정에서 같은 반 B·C(5) 군에 대한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했으며, 내용을 전해들은 두 아동의 부모가 지난달 22일 경찰에 김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추가 신고했다.

영상에는 김씨가 B군을 붙잡아 일으켜 발로 걷어 차 무릎 꿇어 앉히는 모습과 C 군의 뺨을 때린 뒤 울고 있는 C군의 다리 쪽을 수차례 때리는 모습 등 학대로 보여 지는 행위들이 담겨있다.

부모들은 최초 A양의 사건을 조사할 당시 수사기관인 경찰과 검찰에서 CCTV 영상을 확인하고도 왜 추가 학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양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경찰이 2월 한 달분 CCTV영상을 확보해갔고 학대가 일어난 3일치 영상은 꼼꼼히 봤을 거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일반인 눈에도 훤히 보이는 다른 아이들에 대한 학대를 경찰과 검찰 모두 발견하지 못한 건지, 알고도 수사를 게을리 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B군의 부모는 A양의 부모를 통해 CCTV 영상을 확인한 지난 18일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믿고 보낸 것에 불만과 죄책감을 토로했다.

B군의 아버지는 "어린이집 원장이 당시 A 양 사건이 일어난 이후 3월 입학식에서 부모들에게 추가 학대가 발견되면 숨기지 않고 밝히겠다고 말했었다"며 "분명 원장도 영상을 확인했을 텐데 말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화가 나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말해왔던 아이를 계속 보냈던 게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경찰서는 A양 이외에 다른 아동에 대한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처음 A양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을 때 학대가 의심된다는 2월 23일과 24일 점심시간 A양을 중점으로 영상을 관찰해 미쳐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며 "발견했다면 추가 조사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김씨에 대한 추가 신고에 따라 B·C 군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지난달 28일 신고를 접수한 부모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