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9살 아이가 경찰서장에게 보내는 편지

"아버지와 다른 조합원 아저씨들을 지켜주세요"

등록|2016.08.03 12:26 수정|2016.08.04 11:27

아산 경찰서장님께갑을오토텍노조 조합원의 한 아이가 자신의 아빠와 동료 아저씨들을 걱정하며 아산 경찰서장에게 편지를 썼다. ⓒ 갑을오토텍지회


▲ 갑을오토텍노조 조합원의 한 아이가 아빠에게 보낸 편지. ⓒ 갑을오토텍지회


▲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뒷장 ⓒ 갑을오토텍지회


충남 아산에 위치한 갑을오토텍. 직장폐쇄에 이어 경비용역을 투입하고 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한 조합원의 9살 난 아이가, 회사를 둘러싼 채 경비용역은 들이는 반면 가족들 출입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 아산 경찰서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지회는 2일 오전 11시경, '초등학교 2학년학생이 아산 경찰서 서장님께 꾹꾹 눌러쓴 편지'라며 사진 3장을 SNS에 게시했다. 사진 속 편지의 받는 사람은 두 명이다. 하나는 아산 경찰서장, 하나는 아이의 아빠다.

아이는 경찰서장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을 9살이라 소개하고, "짧더라도 열심히 잘 들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다른 조합원 아저씨들을 지켜주세요, 제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판사가 법정판결을 내렸음에도 경비용역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정말 알고 싶은 듯 "왜!"를 세 번에 걸쳐 쓰며 물었다.

아이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일하고', '싸우고', '어쨌든 정말'이란 말을 덧붙이며 거듭 "고생하셨습니다"라 하고는, "편지 늦게 써 드려서 죄송해요"라고 하며 우는 표정까지 남겼다. 또 "보고 싶고 아주 그리워요"라며 만나고 싶음을 내비치는 한편, "힘내세요, 파이팅"이라고 힘을 북돋는 말을 남겼다.

지회를 통해 편지의 전달 여부와 반응을 확인해봤다. 지회는 "편지를 받은 아버지는 엄청 좋아하셨다"라고 전했다. 또 경찰서장에게 쓴 편지는 "3일 전달할 예정이라 그때 확인 가능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일 오후 복기왕 아산시장과 고용노동부 양승철 천안지청장이 방문해 노사합의 권고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지회는 지난 3일 경찰서장을 만났으나, 편지를 전달하기 전 대화가 과열되면서 전달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