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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가족 교통사고 참변 "급발진 가능성"

블랙박스 영상 "차가 와 이러냐" 수차례 외침... 경찰도 수사 나서

등록|2016.08.02 18:28 수정|2016.08.02 18:28

▲ 2일 오후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일가족 5명이 탄 싼타페 차량이 길가에 주차된 트레일러를 추돌해 4명이 숨졌다. ⓒ 부산소방본부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남구 감만동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일 오후 12시25분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는 현대자동차의 SUV차량인 싼타페가 3차로에 주차되어 있던 트레일러의 후미에 추돌했다. 이 사고로 싼타페에 탑승해 있던 일가족 5명 중 운전자를 제외한 4명 사망했다.

한아무개씨(64)가 운전하던 사고 당시 차량에는 한씨의 부인과 한씨의 딸, 외손자 2명이 탑승해 있었다. 결혼 후 경남에 살고 있던 딸은 휴가철을 맞아 아이를 데리고 친정을 방문했고, 이날은 가족이 모처럼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떠나던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를 담은 15초 분량의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운전자 한씨는 "차가 와 이렇노 (왜 이러냐)"라고 다급하게 외치기 시작한다. 차량의 엔진음으로 추정되는 굉음도 녹음되어 있다.    

▲ 2일 오후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일가족 5명이 탄 싼타페 차량이 길가에 주차된 트레일러를 추돌해 4명이 숨졌다. ⓒ 부산소방본부


속도를 멈추지 못한 차량은 다른 차량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경적을 울리면서 급히 교차로에서 좌회전했고 길가에 있던 보행자와의 충돌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불법주차된 트레일러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충돌 직전까지 가족들은 아기를 챙긴다. 할머니와 엄마는 "아기, 아기"를 외치며 손자와 자식의 안전을 걱정한다. 이런 바람에도 할머니와 엄마가 끝까지 보호하려 했던 3살과 생후 3개월 된 아이들은 이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영상만으로 급발진이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을 것 같으나 상황으로 보면 차량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을 맡은 부산 남부경찰서는 급발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급발진 가능성 등 다양한 사고 원인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차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고, 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현장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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