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게 철거되는 플래카드, 왜?
홍성군, 화상경마장 반대 여론 플래카드 신속 철거
▲ 은하면 이장단이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플래카드는 지정된 장소에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 철거됐다. ⓒ 이재환
최근 충남 홍성군이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홍성군 일대에서는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은 플래카드가 신속히 철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홍성군이 화상경마장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플래카드를 급하게 철거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달 22일 홍성군 이장단협의회는 지역 이장단 회의를 통해 홍성군의 화상경마장 유치를 반대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사이 홍성군 은하면 일대와 서부면 신리 등지에 화상경마장 유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일제히 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상경마장 관련 플래카드의 경우 허가되지 않은 장소에 설치됐다는 이유로 강제 철거되거나 이동조치를 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하면 이장협의회 관계자는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만 일사천리로 철거됐다"며 "면사무소 직원들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안하고 플래카드를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하면사무소 관계자는 "통상적인 점검 과정에서 플래카드가 불법적으로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해 철거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홍성군에서 화상경마장 반대 플래카드를 조직적으로 철거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홍성군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은하면 이장협의회는 결국 화상경마장 반대 관련 플래카드를 지정된 장소인 플래카드 거치대에 옮겨 달았다. 이와 관련해 은하면 이장단의 관계자는 "이미 걸려 있는 플래카드가 너무 많다"며 "내용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서부면 신리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서부면 일대를 취재한 한 홍성 지역신문 기자는 공무원들이 플래카드를 철거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는 "서부면사무소 직원들이 플래카드를 떼어 갔다"고 전했다. 서부면 신리는 화상경마장 부지로 지목된 곳이다.
이와 관련해 홍성문화연대 관계자는 "관공서들은 자기들이 걸어 둔 불법 플래카드를 오랫동안 무단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의 화상경마장 반대 의견을 담은 플래카드는 어째서 그렇게 신속하게 철거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홍성군의 1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홍성화상경마도박장반대공동행동은 군청 앞과 복개주차장 앞에 걸어 놓은 플래카드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6일자로 이 사건을 경찰에 수사의뢰 해 놓은 상태이다.
▲ 홍성군이 설치한 이 플래카드 또한 철거되어야 한다. 이곳 또한 지정된 장소(플래카드 거치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플래카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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