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합천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 히로시마 전 시장 참석

5~6일 '비핵-평화대회' ... 히라오카 다카시 전 시장 '추도사' 등 예정

등록|2016.08.05 10:15 수정|2016.08.05 10:15
71년 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때문에 희생당한 한국인들을 기리는 행사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에서 열린다.

이번에는 1991년부터 9년간 히로시마 시장을 지낸 히라오카 다카시(平岡敬, 88) 전 시장이 참석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5~6일 추모제, '같지만 다른 하루' 행사

합천평화의집(원장 윤여준)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사)위드아시아 등 단체는 5~6일 사이 합천에서 '2016 합천 비핵․평화대회(Hapcheon Anti-Nuclear & Peace Festival 2016)'를 연다.

합천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국내 원폭 피해 생존자 2000여 명 가운데 600여 명이 현재 합천에 살고 있다. 합천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원폭 피해자를 기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 합천 평화의집에서는 5일과 6일 이틀동안 '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 합천평화의집


올해는 주요 행사로 6일 오전 한국원폭2세환우회 주관으로 '71주기 한국인 원폭 희생자 추모제'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내 위령각에서 열린다.

'원폭 71년, 체르노빌 30년, 같지만 다른 하루'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체르노빌에서 탈핵까지'라는 주제로 김해창 경성대 교수(환경공학)와 허광무 박사(한국외국어대 일본연구소)가 발제하고 토론한다.

또 '같지만 다른 하루'를 살고 있는 피해자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 '평화 지문 나무'를 만들고, 핵 없고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을 사진으로 남기는 '비핵평화 난장'도 열린다.

주최측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1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흐른 2016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핵과 방사능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19일, 19대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미흡하고 2세 등 후손들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합천비핵․평화대회를 통해 우리와 같은 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피폭의 아픔을 간직한 채 '같지만 다른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삶에 공감하고, 국내 피폭자들에 대한 관심과 여론을 고양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고위직 지낸 인물 가운데 추모제 참석은 처음"

히라오카 다카시 전 시장은 5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합천을 방문한다. 그는 '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하고, 6일 열리는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또 그는 이날 오후 합천 율곡면에서 열리는 '한국원폭2세환우 생활쉼터' 개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다. 그는 6~7일 대구에서 열리는 평화예술제와 강연회에 참석한다.

히라오카 전 시장의 이번 방문은 대구 한국청년연합회(KYC)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신문 기자로 있었던 1960년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취재해 왔다.

그는 히로시마 시장 재임시인 1997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공원 안으로 옮기도록 결정했고, 이 위령비는 2년 뒤 옮겨졌다.

한국원폭2세환우회 측은 "일본 고위직을 지낸 인물 가운데 합천 원폭피해자 추모행사에 참석하기는 히라오카 전 시장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