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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말고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서점에서 발견한 책 #4] 연구자 시선으로 본 건물주-세입자 갈등의 본질

등록|2016.08.05 14:02 수정|2016.08.25 11:43
점심시간 서점을 둘러보는 게 일상이 됐다. 가끔 눈에 띄는 책들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는데, 앞으로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편집자말]

▲ ⓒ 김시연


서점에서 발견한 책 네번째.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푸른숲, 2016.8.1. 2만5000원)

젠트리피케이션. 도시개발로 오른 집세를 감당못한 원주민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뜻하는 이말이 요즘 많이 익숙해졌다. 홍대 앞 두리반, 가로수길 우장창창 등에서 벌어진 건물주-세입자 갈등이 대표적이지만 이는 유명 연예인 건물주 덕에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책은 홍대와 가로수길을 비롯해 서촌, 한남동, 종로3가, 구로공단, 창신동, 해방촌 등에서 벌어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8명의 연구자가 1095일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132명을 만나 인터뷰했고 책 발간 직전 상황까지 업데이트해 따끈따끈하다.

덕분에 리쌍과 우장창창 갈등처럼 현재진행형인 사건도 객관적인 연구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짚어볼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즉 원주민 전치 현상은 결국 부동산기획자, 로펌, 대기업 등 힘있는 자들의 돈놀이일뿐 제잘난 건물주나 세입자도 장기판의 알일 뿐이라는 것. 정작 싸움을 말려야 할 정부와 법은 무책임한 방관자일 뿐. 그 사이에서 어느 한쪽 욕하기 바쁜 우리도.

흔히 학술서하면 딱딱한 논문을 연상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풍부하게 담아 웬만한 신문 잡지 르포 기사처럼 잘 읽힌다. 온갖 부동산 투자 책들 사이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책이다.

"허름한 동네에 예술가가 들어오면 몇 년 뒤에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들어오고, 다시 몇 년이 지나면 대기업이 들어온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기본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이 과정이 이제 서울에서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법칙으로 굳어져버린 듯 하다. 이 책은 겉은 화려하지만, 모든 것이 비싸고 살기 힘든 곳이 되어가는 서울의 이면을 비춘다."

-편저자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 후기 중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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