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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 보수단체 "제 3지역에 사드배치" 다른 주장

13개 안보단체 결의대회 갖고 국방부에 제3의 장소 선택 요구... 성주군 투쟁위는 사드 반대

등록|2016.08.09 13:19 수정|2016.08.09 16:15

▲ 성주군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은 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사드 배치 후보지를 성산포대가 아닌 성주군 내 제3의 장소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 조정훈


경북 성주군 보수단체들이 사드 배치 지역을 성산포대가 아닌 성주군 내 제3지역으로 결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성주 뿐 아니라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성주군 투쟁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재향군인회와 자유총연맹, 월남전참전자회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성주군 안보단체연합회와 민주평통 성주군협의회 등 13개 단체 회원 100여 명은 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국방부는 대통령의 사드 배치지역 재검토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8월 4일 박근혜 대통령께서 사드배치 장소 재검토 지시를 하였지만 아직까지 국방부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무능한 국방부장관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주군민 무시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고 지역경제 다 죽인 국방부는 배상하라",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나라 없으면 군민도 없다. 군수는 군민을 살릴 최선의 방안을 선택하고 즉시 이행하라"고 결의하고 사드 배치 지역 재검토를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조 민주평통 성주군협의회장은 "성산은 우리의 혼과 얼이 담긴 성주의 주산"이라며 "모든 행정처리를 무시하고 군민과 한 마디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발표한 정부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대통령께서는 새로운 적지가 있는지 재검토 지시를 하였지만 국방부는 오늘까지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하루 빨리 대통령의 지시를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강진구 성주군 상이군경회 회장은 "지금 북한에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핵과 미사일 발사 등 다방면으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평화를 깨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원천에 봉쇄하고 핵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복을 입고 나온 이형숙 성주군 월남참전자회 회장은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사드 배치를 국론 분열로 몰고 가고 있는 야당이나 외부세력에 대항하기 보다는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김항곤 성주군수를 향해 "성산포대는 절대로 안 되고 제3의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대통령께 요구하라"며 "사드와 관련해서 말 못하는 많은 군민들의 목소리도 대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성주군민 무시한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즉각 사퇴하라', '지역경제 다 죽인 국방부는 배상하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질의응답은 갖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참석자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 성주군 보수단체들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성산포대 대신 성주군 내 제3의 장소를 선택하라는 결의대회를 9일 오전 성주군청 ㅇ파에서 가진 가운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군민이 '사드배치 결사반대'라고 쓴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 조정훈


"국가유공자 모이라고 해서 왔는데, 뭘 하는지 모르겠다"

이들이 결의대회를 갖는 동안 일부 주민은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고 "성주군 내 제3의 지역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사드를 배치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날 결의대회를 모르고 참석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다. 벽진면에서 온 90대 노인은 '국가유공자들은 다 모이라고 해서 왔는데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수륜면에서 온 60대 노인은 "사드 반대한다고 모이라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대가면에서 온 87세 노인은 "그냥 나오라고 해서 나왔지 무슨내용인지도 모른다"고 말했고 70대의 한 여자 참가자는 "사드 반대한다고 해서 왔는데 성주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반대한다"며 "제3의 장소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성주군 보수단체들이 결의대회를 갖자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은 이들이 민심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숨기지 않았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가 군민들의 유일한 대표기구인데 균열을 내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제3의 장소를 거론하면서 성주군민들의 의사와는 다르게 사드 배치를 사실상 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주군민들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SNS '1318+'에서 A씨는 "갈등을 부추기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B씨는 "저분들을 선동한 사람들을 질타하고 저분들에게는 우리가 좀 더 따뜻하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사실상 제3지역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며 "정부는 내년 연말까지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시한을 두지 말고 성주군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안보단체 성질상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투쟁위 입장은 사드 철회이기 때문에 대응을 하지 않겠다, 그 분들도 지역 주민들이기 때문에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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