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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주민들, 일자리·경제 지키기 나서

정부·지자체·회사측에 "조선업 지원, 구조조정 중단" 호소

등록|2016.08.11 14:10 수정|2016.08.11 14:10

▲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지역의 끝자락 꽃바위에 들어선 원룸들. 하청업체 폐업과 외지 물량팀 대거 이동 등으로 빈 곳이 많다 ⓒ 박석철


조선경기 불황으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주민들이 일자리 지키기와 지역경제살리기를 위해 스스로 손을 걷어붙였다.

보수나 진보의 구분 없이 지역 각계 주민들이 직접 나서 정부와 지자체, 회사측에 지역 일자리 지키기와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 달라며 호소하고 나선 것. 주민들은 또한 11일부터 이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지역 일자리와 경제 살려 달라" 호소에는 진보와 보수 구분 없어

바르게살기동구협의회. 동구새마을협의회, 동구주민회, 민주와노동 동구지역위원회 등 각계단체 대표들은 1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지역 일자리와 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동구지역 각계 대표자들의 호소는 이렇다. 동구는 그동안 세계 제일의 현대중공업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 있는 지역이었고, 그렇기에 적지 않은 세금을 나라에 내면서도 정부에 손벌리지 않고 지역구성원들의 힘으로 지역을 잘 가꾸어 왔지만 지금은 너무 힘들다는 것.

각계 대표들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동구 상황을 전했다. 빚을 내서 마련한 원룸은 텅텅비고 상가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줄어드는 등 한마디로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 특히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동구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이라 이대로라면 자영업자 중 과연 몇이나 살아남을지 한숨이 끊이지 안는다는 것이다.

▲ 울산 동구지역 각계 대표들이 1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지역 일자리와 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참여단체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었다 ⓒ 박석철


기자회견에서 동구지역 각계 대표들은 "이처럼 동구지역이 힘들어진 것은 현대중공업의 어려움 때문으로, 지난해부터 계약해지 당한 협력업체 사원이 1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고 앞으로도 그보다 더 많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정규직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천명 이상 회사를 떠났고, 앞으로 분사와 아웃소싱, 추가 희망퇴직으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회사를 떠나고 임금이 삭감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겨우 버티는데 더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는다면 동구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직장을 잃은 분들은 그들대로 힘들고 억울할 것이다. 특히 이분들의 소비에 기대고 사는 자영업자들은 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나"고 호소했다.

동구 각계 대표들은 따라서 정부와 관계 당국에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무너뜨리면 안된다. 모든 정책적 재정적 수단을 동원해 일자리를 유지시켜 조선산업 경쟁력 유지해 달라"면서 "이것은 동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조선산업은 반드시 몇 년 안에 나라 곳간을 가득 채우는 효자가 될 것이므로 정부 차원의 투자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울산광역시에는 "주민들은 동구와는 아무 상관 없는 태화강을 살리는데 수조 원을 쓸때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동구가 지금 너무 힘들어 울산시의 통근 지원이 필요하다. 동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세워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 것"을 호소했다.

지역 대표들은 또 현대중공업에 "지난 수년 간 회사와 주주들에게 십조 원이 넘는 막대한 이윤을 안겨준 회사원들을 내쫓지 말고 가족처럼 여겨달라"면서 "인력감축, 구조조정을 중단해 달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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