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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은 대통령의 무한한 애정" 울산시의회 낯뜨거운 '박비어천가'

울산 방문한 박 대통령에 감사 서한문... 야당 의원 "내용도 몰랐다"

등록|2016.08.17 21:30 수정|2016.08.17 21:30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여름휴가 차 울산을 방문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 등을 둘러본 후 남구 신정시장에서 돼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할 때 지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여름휴가 차 울산을 방문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 등을 둘러본 후 신정시장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는 등의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 울산광역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0일 감사 서한문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외 21명 전원 명의로 보낸 서한문에서 시의원들은 "대통령님 방문 후 열풍이 불기 시작해 십리대밭과 신정시장 등에 대통령님의 발자취를 따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대통령님의 인기와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적는 등 다소 과장한 듯한 표현이 들어 있다.

17일 오후 이같은 서한문 내용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등에서는 "시민의 대표라고 하는 시의원들이 너무 과장되게 대통령 찬가를 불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울산시의원들 "대를 이은 울산 향한 대통령님의 무한한 애정"

울산시의회 시의원들은 대통령에게 보낸 울산 방문 감사 서한문에서 "조선산업을 중심으로 울산의 산업 전반이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의 하나로 삼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행운과 같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박 대통령 방문을 치켜세웠다.

이어 "오늘의 울산은 대통령님의 아버님이신 고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해 씨앗을 뿌린 결실이라는 것을 120만 울산시민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대를 이은 대통령님의 무한한 애정과 신뢰에 120만 시민들은 울산경제를 재도약시키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시철 의장은 "저와 울산광역시의회는 대통령님의 국정 철학과 가치를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기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나라 안팎이 무척 혼란스러운 와중에서도 휴가 중 유일하게 울산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서한문을 마무리했다.

울산시의회는 새누리당 21명과 더불어민주당 1명 등 22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유일한 야당 의원인 최유경 의원은 17일 "이번 서한문에 대해 내용도 몰랐다"며 항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유경 의원은 "당초 시의회 사무국에서 '시의원 전체로 감사 서한문을 보낸다'길래 '나는 반대이니 빼달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사무국에서 '별 내용은 없고 그냥 감사편지며 시의원 전원이 들어가야 한다'고 해 할 수 없이 허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서한문 내용을 모르고 있다. 내용을 받아본 후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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