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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생활비 7.5억',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조윤선

'실세 장관' 조윤선, 인사청문회 미리 보기

등록|2016.08.18 14:17 수정|2016.08.18 14:17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6일 오후 기자들에게 내정 소감을 밝히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실세 장관의 귀환.'

8.16 개각으로 다시 박근혜 정부에 입각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를 겨냥한 말이다. 조 내정자가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 등 주요 요직을 거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실세 장관'으로 칭할만 하다.

조 내정자도 장관 지명 직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감을 직접 밝히며 자신감을 표할 정도다. 장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반발도 상당하다. 당장 "국민과 야당은 국정쇄신을 위한 전면개각을 하랬더니 조윤선 자리 챙기기 '땜질개각'에 그쳤다"는 야당의 혹평도 나왔다.

조만간 열릴 인사청문회의 관심 역시 조 내정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에 조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부각될 쟁점을 2013년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당시 청문회를 중심으로 미리 정리해봤다. 

연 7억5000만원 생활비 지출, 이번에는 넘어가기 쉽지 않다?

가장 먼저 부각될 청문회 쟁점은 조 내정자의 재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월 정부 관보에 공개된 조 내정자의 재산은 총 45억205만 원. 함께 입각될 장관 내정자들과 비교해도 확연히 눈에 띄는 액수다. 2016년 3월 기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내정자의 재산은 총 6억7430만 원, 조경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재산은 17억3228만 원이었다.

조 내정자는 2013년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이로 기록되기도 했다.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이었던 조 내정자의 재산은 46억9739만 원이었다. 2015년 정무수석 재임 당시(45억205만 원)에도 우병우 민정수석(409억2599만 원)에 이어 '부자 공직자'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당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재산 총액이 아니라 그의 '씀씀이'였다. 실제로 조 내정자의 재산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0년 60억1807만 원에서 매년 감소해 2015년 45억205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인재근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부의 합산소득이 142억 원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조 내정자가 신고한 자산은 50억 원이었다"라면서 "자산과 비교해보면 총 92억 원을 그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이다, 세금을 빼고 계산하면 조 내정자가 연간 7억5000만 원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즉,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매년 생활비로 7억5000만 원을 사용했다는 설명을 믿기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조 내정자가 일반 국민의 시선과 맞지 않는 사치로운 생활을 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일부러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 제기도 가능했다.

이에 대한 조 내정자의 당시 해명은 '씀씀이가 컸다'였다. 그는 "(소득과 재산신고액의) 차액이 큰 것은 사무실 운영비나 운전기사 월급 등이 (생활비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품위유지비 등에 소요된 비용이 많다"라고 해명했다. 또 "양가 부모를 돕는 데 상당한 돈이 들었다"라면서 "어느 자리에서나 동료와 후배들에게 베푸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 저축을 많이 하지는 못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해명은 납득받지 못했다. 전병헌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시부모는 재산신고에서 나왔듯이 10억 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친정 부모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소득이 10억 원에 달했다"라고 지적했다. 즉, 조 내정자 부부가 도와야 할 정도로 양가 부모의 가계가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이 같은 의혹은 당시 끝내 해소되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청문회에서도 재차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조 내정자의 재산이 10년 간 12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줄어든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규정 잘 몰랐다", 3년 전 석연치 않았던 실수들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사진은 2013년 3월 4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모습. ⓒ 남소연


이 같은 재산 누락 신고 의혹은 조 내정자 본인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국회의원 시절 공직자 재산신고를 하면서 보유한 한국 씨티은행 주식 등을 누락한 사실과 어머니로부터 2억 원을 빌렸다가 장관 지명 다음날에서야 차용증을 작성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한 사실이 2013년 인사청문회 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내정자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씨티은행 주식 보유 신고 누락과 관련해서는, "씨티은행으로부터 뒤늦게 주식배정 연락이 와 소득세를 냈다"라며 "재산신고를 하면서 꼼꼼이 챙겼어야 했는데 일일이 대조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라고 사과했다. 어머니로부터 2억 원을 빌려놓고 차용증을 뒤늦게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규정을 잘 몰랐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남윤인순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본인이 변호사고 국회의원 시절 인사청문회를 두 번이나 했는데 규정을 잘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질타했다.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 내정자가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 과정과 인천 부평구의 토지 증여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토지에 대해서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편법 증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정희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친이 사업을 하면서 조 내정자에게 증여한 땅을 담보로 계속 대출을 받아온 것으로 미뤄 1998년 1월 조 내정자에게 (해당 토지를) 증여했을 때도 절세를 위해 형식상 근저당을 설정했거나 부친이 채무액을 상환하는 형식으로 편법 증여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내정자는 "지속적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는 것은 아버지가 사업을 하면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세금 탈루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게임 규제하려 했던 여가부 장관이 이제는 문화 주무 장관으로?

2013년 청문회 당시 재산 외에 불거졌던 또 다른 쟁점은 공직 적합성과 전문성이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조 내정자가 국회 정무위원으로 있으면서 남편 박아무개 변호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점, 또 남편이 공정위를 상대로 한 재판에 참여한 점 등을 두고 '현관' 예우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 내정자는 "배우자와 서로 일에 관여하지 않았고, (공정위 관련 재판은) 오래 전부터 배우자가 해온 일"이라며 맞섰다.

"2007~2008년 씨티은행 부행장 시절 사용한 업무추진비 목적 대부분이 법률 개정 자리였다"는 '금융법 로비' 의혹도 받았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2008년 11월 외국 금융회사도 국내에 금융지주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한 금융법 개정 직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당시 조 내정자는 업무추진비를 64차례 지출한 가운데 37건을 정·관·법조계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사용했다.

이에 대해 조 내정자는 "민간 변호사를 하다가 금융기관을 갔기 때문에 로비할 입장이 아니었다"라며 "업무추진비 승인 역시 까다로워 개인적으로 지출한 비용이 훨씬 많았고, 1000만 원 정도만 (업무추진비로) 신청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조 내정자의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 직후 '여가부 장관에 여성 관련 활동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을 장관 후보로 내정한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낸 것은 현재 다시 재현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조 내정자가 정말 문체부를 책임질 전문가인가, 오히려 조 내정자는 잘 알려진 대로 김앤장 출신 금융전문가 아닌가"라고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문화연대도 같은 날 "여가부 장관 재임 시절 게임을 마약·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통과시키려 한 전력이 있다"라며 조 내정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전문성과 무관하게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에 의한 발탁이라는 질책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조 내정자는 2013년 인사청문회에서 "5.16 쿠데타는 혁명인가, 군사정변 쿠데타인가"는 질문에 "제가 그 문제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그럴 정도의 깊은 공부는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철저히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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