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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싱크탱크 "5060은 꼴통? 그릇된 진영 논리"

민주정책연구원 <수권정당의 길> 발간, "20대 총선, '시끄러운 소수'는 이해못할 결과"

등록|2016.08.22 14:13 수정|2016.08.22 14:13

▲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 남소연


"진영론을 신봉하는 시끄러운 소수의 관점에서 (4.13 총선의 결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의원)이 4.13 총선의 결과를 "정쟁을 격화시켜왔던 '진영의 정치'가 끝나기를 바라는 민심"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23일 발간될 <수권정당의 길>에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불러왔던 시끄러운 소수의 구태 정치, 야당의 패배를 당연시하는 낡은 선거문법의 핵심에 진영의 정치가 있다"라며 "이번 총선에서 '조용한 다수'는 소리 없이 낡은 진영을 해체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낡은 선거문법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선거 결과였다. 시끄러운 소수, 활동가의 시각에서는 누구도 만족할 수 없지만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시각에서는 누구나 만족하는 총선 결과였다."

민주정책연구원은 4.13 총선을 통해 여야 진영의 해체, 세대 진영의 해체, 호남 진영의 해체 등 세 진영이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이진복 연구위원은 '4.13 총선과 시대교체'라는 항목을 통해 "이번 총선은 여야의 내분이 주요 관심사였고 정권심판론과 함께 야당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가 대세였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공천유예와 옥쇄파동 등 이전투구로 사실상 분당사태를 맞은" 여권과 "더민주는 '2등 전략', 국민의당은 '생존전략'으로 야야갈등이 치열했던" 야권의 행태를 그 예로 들었다.

이어 이 위원은 "여야 양대 정당의 핵심 지지기반에서 특히 부동층이 많은, 여야 진영의 해체가 촉발된 선거였다"라며 "여야 진영의 해체로 인해 새누리당과 더민주 공히 지지자가 대규모 이탈한 지지층 이탈 선거였다"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이 대규모로 이탈하고, 호남에서 더민주 지지층이 대규모로 이탈했다는 점에서 (중략) 지역별 일여일야 구도로 나타났다"라며 "여야 진영의 해체로 인해 양대 정당에서 대규모로 지지층이 이탈함으로써 3당 체제가 형성됐고, 결국 야권확장으로 여소야대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 감안하면 '앵그리 영 보터' 효과는 제한적"

특히 이 위원은 "세대 진영은 진보 대 보수의 여야 진영을 세대 대결로 각색한 변형 진영론"이라며 "세대 진영론은 2030세대의 진보 대 5060세대의 보수라는 대결로 정치를 양극화함으로써 극단적 양자택일을 강요해왔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기성정치에 대한 환멸"이 세대 진영론에서 촉발됐다고 지적한 이 위원은 "(야권은) 선거에서 승리하면 객관적 분석을 생략한 채, 2030세대의 공으로 돌리면서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희희낙락하는 정치적 조증에 빠지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5060세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비관론에 빠져 정치적 우울증을 앓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이러한 현상을 "시끄러운 소수, 활동가의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조울증)"라고 표현하며 "5060세대 때문에 졌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혁신을 하면 될 것을 오히려 이들을 '꼴통'으로 경멸하고 낙담하는 것이 바로 그릇된 진영론의 심리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하자 2030세대가 더 적극적으로 투표했고 이는 젊은 층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는 '앵그리 영 보터(angry young voter)' 논리가 회자되기 시작했다"라며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 총선 대비 5060세대의 유권자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투표자수로 보면 그(앵그리 영 보터)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강조했다.

"20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지만 투표자 비중이 14.4%에 불과했고, 30대는 15.8%에 그쳤다. 오히려 투표율이 하락했던 50대의 비중은 20.8%로 2위 (비중의) 투표자 집단이 되었고, 60대 이상의 비중은 28.0%로 2030세대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최대 투표자 집단이 되었다. (중략) 2030세대와 60대 이상 투표자 집단의 비중이 거의 같다면 40대에서 승리해야 할 뿐 아니라 50대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상식적인 결론이 도출된다."

이어 이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5060세대가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았고, (중략) 새누리당 핵심 지지층의 한 축이었던 50대가 극심한 여권 내분 상황에서 상당한 정도로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의당으로 이탈했다"라며 "더 이상 5060세대를 새누리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단일 유권자 집단,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은 "더욱이 더민주도 전 연령층에 걸쳐 득표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분노 대상에 더민주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라며 "따라서 더민주의 승리를 5060세대에 대한 2030세대의 승리로 규정하는 속 편한 생각은 (중락) 또다시 야당 필패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덫에 빠지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 찍을 거라는 전략적 투표론, 호남에서 역효과"

▲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 ⓒ 유성호


마지막으로 이 위원은 "(더민주의) 호남 무시는 호남 몰표를 당연시하는 그릇된 호남 진영론 때문이고, 호남 참패는 이로부터 잉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호남 진영론은 호남 유권자를 반사적 지역주의에 함몰돼 정치적 견해가 같은 단일 유권자 집단으로 간주하는, 그래서 여당에 반대만 하면 호남 몰표를 얻을 수 있다는 그릇된 고정관념"이라며 "5060세대가 여당이 무엇을 하든 무조건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호남은 무조건 결국 제1야당을 찍는 전략적 투표를 하게 돼 있다는 대세추종론이 나타났고 이로부터 호남 몰표의 신화가 전승됐다"라고 설명했다.

"호남 몰표를 당연시하면서 전국정당화란 미명 하에 호남출신 정치인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태도, 호남을 당의 뿌리라고 주문처럼 말하는 정당에서 유력한 호남 출신 대권주자가 전무한 현실, 특별히 호남 지역 다선의원을 '구태'로 여기는 당의 풍토 등, 오랫동안 제1야당의 정당문화에서 '호남 금기'가 지속되어 왔다.

정권교체를 위해 소리 없이 표만 주어야 한다는 이른바 '호남 인질화', 그러나 바로 그 정권교체를 꿈도 꿀 수 없게 만드는 제1야당의 '절대적 무능'이 더민주를 '우리당'으로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소외감을 유발했고, 정당 일체감을 약화시켰다. 호남에서 교체율이 상당히 높았던 호남 현역 의원들이 국민의당으로 갈아탄 이후 출마해서 모두 당선된 현실은 후보를 넘어 '당 자체'에 호남인이 느끼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어 이 위원은 "이길 수 없는 정당의 전략적 투표론(비례대표 투표는 국민의당에 투표하더라도, 지역구 투표는 더민주에 투표를 호소)은 실천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라며 "야권 지지층조차 새누리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에서 국민의당을 상대로 한 전략적 투표론은 '2등 전략'으로 귀결됨으로써 이미 분열 상태였던 호남에서 역효과를 유발했다"라고 지적했다.

민병두 "대선 3자구도 가능성, 빅 텐트·연합함대 구축해야"

한편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수권정당의 길> 서문 격인 '집권으로 가는 길 : 준비된 개혁, 성공한 정부'를 통해 "2017년 대선은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 원장은 "국민의당이 후보지지율을 10% 이상 유지한다면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대선후보 된다고 할 때 그의 경험으로 보면 더민주와 재결합하지 않는 것이 길이라고 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안 대표 완주 가능성의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밖에 나가서 살림을 차리니 독자영토가 생기더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후보단일화 압박이라는 것이 분열하면 필패라는 가정 위에서 출발하는데 지난 총선에서는 오히려 분열이 전체 파이를 키웠다고 반박할 수 있어서 단일화 압박 중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끝으로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얼마 안 있어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민주정책연구원은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대결 구도의 호불호를 떠나 실제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지금부터 3자 대결구도를 전제로 하는 대선전략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상층에서 후보단일화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매달리기보다 실제로 빅 텐트, '연합함대'를 구축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밑으로부터 다수를 포괄하여 (최종후보에 대한) 보수 유권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중도 유권자가 (그를) 편안하게 선택하고, 진보 유권자가 동력을 뿜어내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 원장은 지난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기와 함께 "최종후보 힐러리가 샌더스로 대표되는 공약과 정책을 자신의 공약으로 흡수"한 사례를 소개하며 "최종후보가 어떤 이념적 지향에 서 있던 자신을 보완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을 포용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사들을 영입하고 진보에서 중도까지 포괄하는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는, 예비내각에 준하는 인물들을 선보이는 것이 의미있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 원장은 "'본질은 깊게, 외연은 넓게'류의 문제의식은 핵심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오게 하면서 중도보수층의 신뢰를 한꺼번에 얻는, 어렵고도 복잡한 과정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며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유능한 경제정당, 든든한 안보정당이며, 경제는 진보적으로 가되, 정치적 태도나 자세는 신뢰감, 안정감을 심어주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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