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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트랜스젠더 의문사에 "정치적 살인" 시위

범인 안 잡히는 잇따른 잔혹사건 진상규명 촉구

등록|2016.08.22 18:26 수정|2016.08.22 18:26
(이스탄불 AP·AFP=연합뉴스) 터키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의 잇따른 피살을 둘러싸고 성 소수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터키 성소수자 수백 명은 지난주 숲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데 카데르(22)의 사인을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21일(현지시간)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카데르의 시신은 불에 심하게 훼손돼 친구가 영안실에서 신분을 겨우 확인했다.

그는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활동가였다.

작년 6월 이스탄불 성소수자 행진을 가로막으려는 진압경찰과 물대포 앞에 앉아 저항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성소수자 권리의 아이콘이 됐다.

카데르 사건으로 인해 체포된 이는 아직 아무도 없다.

이스탄불 성소수자 연대협회의 대변인은 "카데르 살인사건의 책임자들을 찾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 활동가는 "트랜스젠더들이 정치적으로 살해된다"며 "이성애 규범과 보수적인 교육 체계가 우리를 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트랜스젠더 유럽'이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터키는 유럽에서 트랜스젠더 살인사건이 가장 많은 곳이다.

2008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터키에서 트랜스젠더 41명이 살해됐고 이탈리아가 2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몇 주 동안에 2명이 잇따라 살해돼 성소수자 공동체의 분노는 한층 더 커졌다.

시리아 난민이던 무하마드 위삼 산카리는 카데르에 앞서 지난달 25일 토막살인의 피해자로 발견됐다.

터키에서는 1923년 이후 동성애가 '합법화'됐고 오스만 왕조의 지배를 받던 19세기 중반에도 불법이 아니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은 터키가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바로 인상을 찡그리는 보수적 무슬림 사회인 까닭에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 당국은 올해 6월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이던 성소수자 행진을 막아 활동가들의 반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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