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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인공섬에서 열린 농산물 장터는 이런 풍경

이웃 아와지시마 농부들이 매달 두 번 찾아와

등록|2016.08.25 10:19 수정|2016.08.25 10:20

▲ 농사짓는 분들이 가져온 농산물을 고르고, 줄을 서서 돈을 내고 있습니다. ⓒ 박현국


24일 오전 마을 가운데에서 열리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다녀왔습니다. 달마다 두 번 수요일 아침 10시부터 같은 효고현 안에 있는 이웃 아와지시마(淡路島) 섬에 있는 마을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농산물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아와지시마 섬에 있는 아와지시에서 대략 20세대 정도가 힘을 모아서 가꾼 농산물을 가지고 와서 장을 엽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이어왔기 때문인지 아침 10시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쏜살같이 농산물을 바구니에 담습니다. 이곳은 고베시 히가시나다쿠 롯코아일란드 마을입니다. 인공섬 안에 19175명, 7837세대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 슈퍼마켓도 두 곳에 있고, 섬 밖에 나가면 이곳저곳에 시장이 있습니다. 그래도 수요일에는 늘 장이 서고 농사짓는 분들이 가져온 농산물을 팝니다.

이웃 아와지시마 섬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3분의 1크기에 시가 네 곳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베 남쪽 바다에 있어서인지 겨울에도 따뜻해서 오래전부터 양파가 많이 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도 마을 사람들이 양파를 팔았습니다. 양파는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저는 중간 크기로 골라서 일곱 개 들이가 3백 엔이었습니다.

▲ 아와지시마 섬은 양파와 쌀 생산으로 유명합니다. 두 가지는 언제나 빠지지 않습니다. ⓒ 박현국


양파 뿐만 아니라 주식인 쌀도 있었습니다. 저희 집에 아직 쌀이 있어서 사지 않았습니다. 봉투 크기에 따라서 쌀값이 다르지만 5킬로그램에 1800엔이었습니다. 찹쌀은 1킬로그램에 5백 엔, 현미는 1.5킬로그램에 5백 엔으로 시장보다는 비교적 싼 가격이었습니다. 오늘 가져온 쌀은 마을에서 농사짓는 사람들 가운데 일곱 세대에서 농사지은 쌀이라고 합니다. 직접 생산자 아주머니가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오늘 가장 인기 있는 농산물은 무화과였습니다. 작은 상자들이 한 개에 3백 엔이었습니다. 순식간에 팔려서 금방 동이 났습니다.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는 크고, 값나가는 무화과가 아니고 비교적 작은 크기였습니다. 작으니 많이 담아서 싸게 파는 것 같았습니다. 양파는 8개 들이가 3백 엔으로 한 개가 40엔에 미치지 못합니다.

▲ 오이지와 장아찌입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만든 가공식품도 있습니다. ⓒ 박현국


쌀이나 양파 뿐만 아니라 농가에서 만든 과일 쨈이나 피망, 꽃, 장아찌 따위도 있었습니다. 쌀을 빼고 거의 대부분 한 시간 정도면 다 팔립니다. 농사를 짓는 나이 드신 분들에 의하면 올해는 이곳에 비가 그다지 내리지 않아서 어렵게 농사지어서 가져온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마을에서 농사짓는 분들에 의하면 자신들의 마을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물건을 팔고, 이곳은 한 달에 두 번 수요일에만 온다고 합니다. 농사짓는 분들은 미리 광고지를 만들어 신문에 넣어서 각 집에 배달을 했습니다. 광고지에선 농사짓는 사람들이 직접 재배해서 가져오는  맛있고, 신선하고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직은 나이 드신 분들이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키운 것을 팔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몰리고, 농촌에 젊은 나이 드신 분들이 늘어나고, 아기들이 태어나지 않아서 농사를 짓는 농촌 인구가 줄어들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 쌀 옆에서 자신이 농사지은 좋은 쌀이라고 소개하시는 농민과 상품에는 붙여있는 이름표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고베시, http://www.city.kobe.lg.jp/, 2016.8.24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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