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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랑스럽지 않다"... 국가 연주에 기립 거부

미국 풋볼스타 콜린 캐퍼닉 "인종차별 항의하는 뜻"

등록|2016.08.28 18:54 수정|2016.08.28 20:03

▲ 미식축구리그(NFL) 샌프란시스코 포니타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국가 연주 기립 거부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식축구리그(NFL) 선수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 연주 때 기립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포니타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은 지난 26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일어서지 않고 혼자 벤치에 앉아있었다.

캐퍼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흑인과 유색 인종을 억압하는 국가가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일어서지 않았다"라며 "나로서는 이것이 축구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기립 거부의 이유를 밝혔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캐퍼닉은 어릴 적 백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는 "(국가가 아닌)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라며 "흑인 인권 운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캐퍼닉은 "거리에 죽은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 휴가를 떠난다"라며 최근 흑백 갈등의 원인으로 떠오른 흑인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구단 측 "국가 연주 기립은 개인의 선택 " 선수 지지

캐퍼닉은 국가 연주 기립 거부를 구단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즉각 성명을 통해 "국가를 찬양하지만, 종교와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그것은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칩 켈리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나는 캐퍼닉에게 국가 연주 때 기립을 지시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라며 "그는 공정하게 다른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징계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NFL의 브라이언 매카시 대변인은 "모든 선수에게 국가 연주 기립을 권장하지만, 의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캐퍼닉의 행동이 국가를 모독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외신은 지난 1996년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기츠의 마무드 압둘 라우프가 이슬람 교리를 위배한다는 이유로 국가 연주 때 기립을 거부했다가, 이후 국가 연주 때 기립해 기도하는 것으로 타협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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