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의 인권 보호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
부산구치소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 부산구치소 앞에서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 참가단과 함께 한 기자회견 ⓒ 이윤경
▲ 사회 배소영 구속노동자후원회 운영위원 ⓒ 이윤경
추석을 앞두고 60여 개 노동·통일·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안탄압 반대, 양심수 석방과 사면·복권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 참가단이 9월 1일 부산을 찾았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양심에 따른 정당한 기본권 행사 과정에서 반인권 악법과 부당한 판결에 의해 억울하게 구속된 양심수들을 위로하고, 양심수 석방(사면·복권)과 감옥인권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공동행동 참가단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최승환 사무처장이 수감되어 있는 부산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동탄압 중단하고 최승환을 석방하라!"
"공안탄압 중단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
사회를 맡은 배소영 운영위원은 그간의 경과보고와 함께 부산교도소에서 두 명의 재소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박근혜 정권의 반인권적 정책 때문에 가뜩이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감옥이 더 이상 인간이 생활할 수 없는 생지옥으로 변했다"고 발언했다. 또한 "공동행동 참가단은 4박 5일의 일정동안 전국을 돌며 '공안탄압 중단, 양심수 전원 석방' 요구를 확산시키고 열악한 감옥의 인권실태를 상세히 파악해 정부 당국에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 말했다.
"법은 본래 지키고자 했던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사명이다. 최승환 사무처장이 생탁 노동자들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맞서 싸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근로기준법 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악덕 기업주인 생탁 사업주는 왜 처벌하지 않는가? 노동법을 어긴 악덕 기업주는 처벌하지 않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를 위법하다고 한다면 이 사회는 민주주의도, 정의로운 사회도 아니다.
최승환 사무처장의 실형 선고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에 맞선 민주노총에 대한 정치 보복이다. 박근혜 정권은 친재벌 정권이고 노동혐오 정권이다. 민생파탄에 분노한 민심이 터져 나올까봐 민주노총을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집회시위의 자유와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자 두 명이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환자였고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조사수용방에 가뒀다. 사망 전날 가족들이 찾아와 '병원이 아니라면 의료병동으로라도 옮겨달라' 호소했지만 부산교도소는 이 역시 묵살했다. 다음 날 새벽 40도가 넘는 고열로 쓰러진 다음에야 큰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지만 심폐소생술만 받다가 사망하였다. 살인적 폭염 속에서 선풍기도 없이 지내다 두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부산교도소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상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수감자의 인권을 보장하라."
▲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직무대행 ⓒ 이윤경
▲ 신세민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 김홍술 (사)애빈회 이사장(목사), 안병길 양심수후원회 회장 ⓒ 이윤경
김재남 직무대행의 발언 후 수감자들을 면회 온 가족들과 지인들이 큰 박수와 함성을 보내 주었다.
신세민 본부장은 "무수한 공안탄압이 자행되는 가운데서도 꿋꿋이 투쟁하고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먼 길 와주신 공동행동 참가단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폭압을 일삼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투쟁을 계속 이어가는 노력들이 사회를 바로 잡는 길"이라고 발언했다.
김홍술 목사는 공동행동 참가단의 노고를 치하한 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박근혜 정권의 불통행보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가보안법 같은 악법으로 국민의 정치적 행위를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실현을 방해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며 박근혜 정권은 국민에게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피어 오르기를 목사로서 기도하겠다."고 했다.
안병길 회장은 "얼마 전 한상균 위원장님 면회를 다녀 왔는데 얼굴색이 맑고 좋았다."며 한상균 위원장의 안부를 먼저 전했다. 또한 "요즘 남쪽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다. 사드로 성주와 김천의 분란을 조장하고 있지만 현명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고 말한 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가로막는 것 중 하나가 분단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통일운동에도 함께 하길 바란다."고 했다.
▲ 기자회견문 낭독천연옥 부산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 ⓒ 이윤경
공안탄압 중단하고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조상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둔 시점에 정권의 부당한 탄압으로 억울하게 구속된 양심수들과 그 가족들은 생이별을 강요당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700여 명이나 넘는 양심수가 있다는 것은 유엔이 만든 국제인권규범에도 어긋나며 전 세계적으로 인권후진국이라고 지탄받는 부끄러운 일이다.
8월 29일 현재 인권 단체들이 파악한 양심수는 700여 명이 넘는다. 종교적, 평화적 양심에 따라 병역대신 대체복무를 요구하다 구속된 청년이 600명 넘게 감옥에 있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려다 구속된 노동자들과 이 땅의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하던 통일운동가들이 60여 명이나 감옥에 갇혀있다.
박근혜 정권은 계속 양심수의 존재를 부정하며 "공안탄압 중단, 양심수 전원 석방"이라는 절실한 외침을 묵살하고 거침없이 공안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둔 대통령 특사에서도 비양심적인 비리경제인들을 석방하고 양심수들은 단 한 명도 사면하지 않았다.
박근혜정권은 초기부터 공안정국을 조성하려 소위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하여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을 구속하였고 심지어는 통합진보당마저 해산시켰다. 또한 노동· 통일·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 압수수색과 구속수사를 자행하고 있다. 이런 공안정국 속에서 박근혜정권은 연일 마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장하여 남한의 안보와 상관없는 미국과 일본을 지키는 사드 배치를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독선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박근혜정권은 80만 노동자가 직선으로 뽑은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과 4명의 핵심간부를 구속하였다고,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에 대해서 무리한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
지금 감옥에는 무려 18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구속되어 있다.
생존권위협과 강제적인 철거에 항의하던 노점상, 철거민을 구속하고 공장굴뚝과 거리 전광판에 올랐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짓밟고, 타워크레인에서 45일간 고공농성을 하고 내려온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를 구속하였다.
플랜트 현장도 다르지 않다. 전국건설노동조합 플랜트노조원도 6명이나 구속중이다.
또한,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갑을오토텍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조합원들을 괴롭히는 등, 결론적으로 용역깡패들을 지원하고 있다.
수많은 통일운동가들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하고, 성직자인 목사까지 구속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
2년이 지난 세월호참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이에 서명한 수백만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부와 여당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방해로 세월호 참사 진상은 밝혀내지 못하였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참사 2주년이 훨씬 지난 오늘. 아직도 공공비정규직노조 강광철조합원은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해 11월 14일, 10만이 넘은 민중들이 서울 광장에 모이자 경찰은 민중들에게 캡싸이신과 물대포를 쏘아댔다.
전남보성의 백남기농민은 경찰의 "살인적 직사살수"로 지금까지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도 박근혜정권은 사과조차 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민중들을 계속 기소하고 구속하면서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내란음모 조작도, 위험천만한 전쟁연습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박근혜정권에 양심수와 그 가족들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장기 수감 중인 양심수들 대다수가 건강이 악화되었고 가족들의 생계는 파탄 나고 있다.
감옥의 재소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며칠 전 부산교도소에서는 선풍기도 없는 징벌방에 갇혀있던 재소자 2명이 사망했다.
사람이 죽어 나가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곳이 감옥이다.
가뜩이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감옥이 더 이상 인간이 생활할 수 없는 생지옥이 되고 있다.
박근혜정권은 취임 초부터 한결같이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통일운동 옥죄기. 민주노총 때려잡기, 전교조 때려잡기, 건설노조 때려잡기, 민중생존권 탄압, 세월호 참사진상조사를 방해하며 계속 민중들을 탄압하고 있다. 권력은 한때이지만 민중은 영원하다. 지금은 박근혜가 마치 승리자인 양 행세하지만 끝내 민중이 승리할 것이다. 수천 년 인류역사가 말하는 진실이다.
우리는 박근혜 정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공안탄압 중단하고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하나. 감옥에 있는 모든 양심수를 즉각 석방하라!
양심수 전원 석방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정권이 역사 앞에 스스로 사죄하는 일이며,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정권유지에 한낱 도구로 전락된 사법정의를 다시 바로 세우는 일이다.
"2016년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 참가단은 4박5일의 일정동안 전국을 돌며 "공안탄압 중단""양심수 전원 석방" 요구를 확산시키고, 열악한 감옥의 인권실태를 상세히 파악해서 정부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다.
2016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 참가단 일동
▲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최승환 사무처장의 면회를 위해 부산구치소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이윤경
덧붙이는 글
'공동행동 참가단'은 양심수 석방 뿐 아니라 부산교도소에서 있었던 두 명의 수감자 사망에 대해 발언하며 수감자 인권을 촉구해 면회 온 수감자의 가족들에게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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