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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는 이유

등록|2016.09.02 10:14 수정|2016.09.02 10:15

▲ ⓒ 조상연


▲ ⓒ 조상연


글을 쓴다는 행위의 가장 본질적인 것은 바로 창조다. 밤새도록 눈 내린 날의 아침처럼 깨끗한 백지 위에 만년필이 지나가는 순간 어떤 존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의미는 일차적으로 기록이라 하지만 세상의 모든 글은 남에게 읽혀지기 위해서 쓰여진다. 또한 글을 읽는 사람들이 글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그 글은 비로소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갖게 된다.

'글은 독자의 공감을 자양분으로 삼는다'는 말이 있다(어디서 뭘 보고 메모를 해놓았는지 메모지에 있던 글이다).

이런저런 글을 쓰며 세상에 나를 드러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을 본 동무녀석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한다.

"야 이놈아. 네가 글 써서 밥 먹는 놈이더냐? 예전에는 그저 공부하는가보다 했는데 왜 그렇게 글 쓰는데 집착해? 뭘 얻겠다는 거야 도대체?"

뭘 얻겠냐고? 역시 장사꾼의 틀을 못 벗어났어. 모든게 뭘 잃고 얻느냐 하는 계산이 바탕에 깔려있더란 말이지. 그래서 내가 그랬어.

"사랑하는 동무야, 나는 세상 일에 무관심할 수가 없어. 내가 아무리 욕심이 없어 조그만 일에도 행복해 하는 사람이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추접스러운 행동을 보면 참을 수가 없어. 그래서 선거 때면 발벗고 나서기도 하지만 그 때 뿐이지. 왜냐하면 일년 열두달 일일이 참견을 하자니 사람이 분해서 견딜 수가 없더라고. 그렇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일 아주 외면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어떤 식으로라도 세상일에 참견을 하자니 정치쪽은 분노 조절이 안 되고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쪽에 눈이 돌아가데."

"그래서?"


"비록 내가 쓰는 글이 세상에 어떤 이로움을 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강에 작은 조약돌 하나 던져 아주 작은 느끼지도 못할 파문이라도 일어준다면 계속 쓸 생각이야. 그렇게라도 안 하면 세상에 빚을 지는 것 같아서.

내가 앞으로 10년을 더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10년 후애 꿈이 하나 있지. 잉걸기사 1000개를 써서 오마이뉴스 상을 받는 거야. 내게 있어 오마이뉴스의 잉걸상은 '나도 이렇게 세상의 불의를 외면하지 않았노라'는 공인인증서 같은 그 무엇이지.


그래도 다행인 게 설사 기사채택이 안 되더라도 '모이'라는 SNS에 노출이 되고 기사전송을 하면 잠깐이지만 '실시간 글'에 노출이 되기도 해. 다행이지. 아무튼 건강관리 잘해서 10년 이상은 살고 볼일이야. 그래야 잉걸상을 타든 말든 할 것 아닌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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