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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노래한 신규 교사들... 전교조 "교육청 갑질"

전교조 "강요된 장기자랑"... 대구교육청 "자발적 자축공연" 해명

등록|2016.09.02 14:31 수정|2016.09.02 14:32

▲ 8월 26일 열린 교사 임용식에서 45명의 신규 임용교사들이 대구시교육청 관료들 앞에서 춤과 노래를 발표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8월 26일 열린 신규 임용교사 임명식 수여식 모습(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 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이 신규 임용교사들에게 춤과 노래를 강요한 의혹이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가 지난 8월 30일 배포한 '대구시교육청은 파행적인 교원인사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신규교사에게 대한 갑질을 중단하라'란 제목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8월 26일 45명의 신규 임용교사들이 대구시교육청 관료들 앞에서 춤과 노래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대구시교육청에서 신규 교사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이 있던 날로, 이들은 교육청의 고위직 관료들 앞에서 반강제로 공연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구지부의 설명이다.

특히 45명의 신규 임용교사들은 이날 공연준비를 위해 리허설까지 갖는 등 장학사의 철저한 점검을 받으면서 연습을 해왔다고 전교조 지부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교조 대구지부 관계자는 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어렵게 임용시험을 통과한 신규 교사들은 초대된 부모님들과 교육청 관료들 앞에서 유치원 발표회처럼 강요된 장기자랑을 선보이는 등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하지 않는 황당한 공연을 했을 뿐만 아니라, 공연 준비도 교육청 관계자의 점검 아래 진행됐다"라며 "이런 발표회가 이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난 2월에도 있었으며, 이는 신규 임용교사나 임용대기자에 대한 교육청의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대구시교육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8월 30일 반박자료를 내고, '신규 임용교사 임명장 수여식을 축하와 잔치의 자리로 만들어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부모님은 자녀의 임명장 수여식에 참여하여 자랑스럽고 보람된 마음을 가지게 하며, 아울러 교사로서 새출발 다짐의 기회로 삼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도 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자축공연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후 신규 임용교사들로 하여금 사전모임을 갖게 하는 등 강요는 없었다"며 "신규 임용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을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시도에서도 임명장 수여식 날 이런 공연이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신규 임용교사들의 자축공연이 5년 전부터 있어왔는데, 만약 문제가 된다면,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의 이런 주장에 대해, 전교조 대구지부 측은 "확인 결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공연은 없었으며, 마지못해 공연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 임용교사도 있었다"며 "신규 임용교사들도 발령대기가 길어지는 등 교원 적체의 심각성을 다 알고 있는데, 과연 누가 자발적으로 이런 공연에 참석하겠느냐"라고 반박했다.

이날 자축공연에 참가했던 A씨는 "대구시교육청에선 강요가 없는 자발적 축하공연이라고 말할 순 있겠지만, 임명장 수여를 앞둔 그 당시로선 교육청 관계자의 충분한 설명도 강요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특히 교육청 관계자가 직접 공연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적어내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리허설 날짜까지 알려주면서 연습을 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전교조 대구지부 관계자를 통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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