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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보다 환경가치 지켜라"

환경부장관 후보에 "철저한 환경영향평가" 주문

등록|2016.09.05 15:44 수정|2016.09.05 15:44

▲ 한정애 국회의원이 환경의 중요성을 예를 들어 제시한 이제석 카피라이터의 광고. 출처: 이제석 광고연구소 ⓒ 이제석 광고연구소


서부내륙고속도로 대흥통과 노선문제가 국회 환경부 장관 청문회장에서도 강도 높게 다뤄지는 등 충남 예산군 대흥지역 주민들의 전방위적인 문화유산 지키기 노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흥면 제2서해안고속도로 노선변경투쟁위원회(위원장 정종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들을 만나 고속도로 노선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을 설득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서울 강서구병) 국회의원이 환경부 장관 조경규 후보자에게 서부내륙고속도로 예산군 대흥통과구간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해 경제성 가치보다 환경의 중요성을 살릴 것을 주문했다.

이같은 한 의원의 발언은 서부내륙고속도로 추진을 위한 일부 구간의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대흥통과노선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열린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의원은 유명 카피라이터인 이제석씨의 공익광고 (나무를 살리기 위해 선형을 바꾼 고속도로)와 산림보호를 위해 하천 위에 기둥을 박아 고속도로를 낸 중국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경제성 가치 보다 환경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택-일산간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주변 마을을 통과하게 됐는데, 이 곳(대흥 동서리 일대 마을)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 마을은 문화사적 유물이 많고 2009년엔 국제슬로시티로 지정 받은 곳으로 관광객들이 몰려 오고 있으며, 살기좋은마을 모범사례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배우려고 찾아오고 있다. 특히 국가가 필요에 의해 만든 예당저수지 때문에 수몰지역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이 사는 곳이고, 이제야 살만해졌는데 다시 위기에 처했다"는 요지의 배경설명을 했다.

이어 "국토부는 고속도로 노선이 마을을 우회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기획재정부를 설득 못하겠다고만 한다. 이런 것을 환경부가 싸워서 지켜내야 한다. 그래서 좋은 환경과 전통을 후세에 물려 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게 장관의 역할이다. 싸울 수 있겠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환경보전과 문화적, 인간적 삶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 보다 더 중요하게 두고 정책을 추진하도록 유념하겠다"고 답변했다.

대흥지역 주민들은 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국회의원도 만났고, 김 의원은 주민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8월 31일 정종열 위원장을 비롯한 대흥지역 인사들은 국회 별관 회의실에서 김성태 의원과 함께 국토교통부 담당과장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들을 만났다.

정 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 및 주민공람 등 절차상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했고, 환경영향평가는 일단 미뤄놨다. 특히 우리 입장은 '절충이 아닌 노선변경'임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김성태 의원도 주민 입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홍문표 국회의원 당사무실도 방문해 고속도로 노선변경에 따른 주민들의 입장을 전달했고, '협력'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환경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봤다는 한 예산군민은 "예산군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대흥지역의 환경과 문화 보존에 타지역 국회의원까지 관심을 갖고 앞장 서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고속도로 노선변경을 대흥면만의 문제로 넘기지 말고 군내 모든 사회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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