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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마저 극우정당 돌풍... 메르켈 위협하나

극우 독일대안장, 주 의회 선거서 집권 기민당 제쳐

등록|2016.09.05 14:50 수정|2016.09.05 14:50

▲ 독일 주 의회 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의 부진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독일 극우정당이 주 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민당)을 제치고 파란을 일으켰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치러진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의회 선거에서 반난민·반이슬람을 내세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독일대안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창당 3년차' 극우정당, 메르켈 집권당 제쳐

독일대안당은 20.8%를 득표하며 17석을 획득, 24석(30.6% 득표)으로 제1당에 오른 사회민주당(사민당)에 이어 제2당에 올랐다. 반면 집권 기민당은 16석(19% 득)에 그쳐 제3당으로 밀려나며 굴욕을 당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는 인구 160만 명에 불과한 작은 지역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의 지역구가 포함되어 있고, 기민당이 독일대안당에 밀린 것이 처음이라 정치적 상징성이 특별하다.

2013년 창당한 독일대안당은 최근 쾰른에서 발생한 대규모 난민 범죄를 비롯해 유럽 전역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반난민·반이슬람 여론이 높아지자 극우 표심을 결집, 대약진을 이뤄냈다.

여기에 국경을 열어야 한다는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폭등하면서 극우 강령을 내세운 독일대안당이 집권 세력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독일대안당은 내년 가을로 예정된 연방 의회 선거에서도 사상 첫 의석 획득을 노리고 있다.

독일대안당의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알렉산더 가울란트 부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전국구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상징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독일은 이제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기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민당도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난민정책이 가능하다고만 고집하지 말고, 국민의 우려를 들어야 한다"라며 "최근의 난민 사태는 극우 세력에게 엄청난 힘을 주고 있다"라고 난민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극우정당 득세... 시험대 오른 난민 정책

그러나 기민당은 "정부의 난민 정책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는 난민 사태를 계기로 극우 세력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5월 대선에서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가 무려 49.7%를 득표하며 큰 논란이 됐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가 빈번한 프랑스에서도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내년 대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영국, 덴마크, 스위스 등 서방 국가에서 극우정당이 약진하면서 난민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주류 세력은 극우정당들이 공포를 조장해 유권자를 위협, 표를 모은다고 비판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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