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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성지에 사드 배치 용납할 수 없어"

원불교 대책위 구성하고 기도회 가져, 성주군민들은 55일째 촛불 이어가

등록|2016.09.06 07:43 수정|2016.09.06 07:43

▲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이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가운데 원불교 성지가 인근에 있어 원불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원불교는 성주군청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매일 밤 촛불집회에 앞서 평화기도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성주군 내 제3의 부지에 대해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초전면 롯데 골프장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원불교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원불교는 5일 '사드철회 및 성주성지 수호 원불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성지 수호와 사드 반대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초전면 소성리는 원불교를 창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이자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 송규(1900~1962) 종사의 탄생지가 있는 성지로 롯데 골프장과는 불과 500미터 거리에 있다.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성주군을 사드 배치 후보지로 발표한 이후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직접 피해당사자가 된 성주군민들의 아픔에 동참해 왔다며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존권에 대한 보편 인식과 종교인의 양심에 따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지 사드 배치는 안 된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며 "더욱이 사드 배치 제3부지로 거론되는 곳은 종교문명이 발생한 소중한 터전"이라고 말했다.

▲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있는 원불교 정산 송규 종사의 탄생지가 있는 성지. 이곳에서 사드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롯데골프장과는 불과 500미터 거리이다. ⓒ 조정훈


특히 "원불교의 상생·공영의 원리인 '삼동윤리'를 설파해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 종사께서 태어나고 구도한 성주 성지는 원불교를 넘어 인류 정신문명의 핵심인 종교 성지이자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대화와 화합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종교성지를 유린하는 제3지역 사드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며 전 교도들의 역량을 모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책위는 사드 배치를 막아내기 위한 행동으로 오는 7일 낮 국방부 앞에서 기도회를 갖고 성주 성지를 지키기 위한 성지순례와 성주군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서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이 5일 오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조정훈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군민들은 이날도 55번째 촛불집회를 갖고 성주가 앞장서 평화를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주민들은 "사드는 미국으로, 사드 대신 남북대화"를 외치며 평화의 촛불을 들었다.

황동환 왜관 베네딕토수도원 신부는 "우리가 연대하는 것은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힘이 발휘된다"며 "여러분들의 촛불은 단순한 저항운동이 아니라 평화를 만들어가는 생명운동이다, 가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20세기 민주화의 성지는 대한민국의 광주라고 하는데 21세기 성주는 평화의 성지"라며 "여러분들은 평화의 파수꾼"이라고 칭송했다. 그는 기타를 치고 하모니카를 불며 '타는 목마름으로', '광야에서', '일어나'를 불렀다.

이석주 초전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성주의 성산이 안산이라면 주산은 초전면 롯데골프장 옆에 있는 별메산"이라며 "이곳은 백두대간에 해당되는데 커다란 사드 쇳덩어리를 갖다놓으려 한다, 성주에 재앙이 올 수도 있다. 성주가 살려면 성산포대든 롯데골프장 부지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변 소속 변호사들도 성주군민들의 촛불에 대해 법률지원을 자청하고 나섰다. 정재형 변호사는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지 않고 독립투사라고 하듯이 여러분들은 평화를 원한 것이지 공무집행방해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류제모 변호사는 "여러분들은 별고을을 대표하는 별들로 55일째 별잔치를 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 새벽이 가장 어두울 때 곧 날이 밝듯이 반드시 사드 철회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 5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색종이를 오려 나비모양을 만든 뒤 '사드 반대'라고 쓰고 있다. ⓒ 조정훈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부모와 함께 나온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색종이를 이용해 나비를 접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글을 써 붙이고 폐플라스틱 병을 이용해 꽃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성주투쟁위와 김천투쟁위는 오는 7일 미국 대사관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성주투쟁위는 또 오는 10일 오후에는 평화를 원하는 평화가요제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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