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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녹조구장, 축구 한일전 열어도 될 정도"

[현장] 수자원공사 백제보 녹조 제거 작업 중... "최선 다하고 있다"

등록|2016.09.06 17:02 수정|2016.09.06 17:09

▲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금강에는 여전히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 김종술


▲ 수자원공사가 사들인 조류제거선를 운영하는 작업자들이 걷어 들인 녹조. ⓒ 김종술


36도를 넘나들던 기온이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초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녹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백제보 구간은 지난달 25일 수질예보제 '관심' 단계로 격하됐다. 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조류제거선과 볏짚, 수차, 보트를 이용하여 녹조를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일 오전 9시 공주보에서 출발한 수공 보트가 보 주변을 뱅글뱅글 돌면서 강물을 흐트러트린다. 이내 빠른 속도로 내달리자 바닷가에서나 봄직한 높은 파도가 밀려온다. 밀려든 파도는 사면에 부딪히고 펄 흙이 뒤집혔다. 보트는 스멀스멀 피어나던 녹조를 흙탕물과 뒤섞어 놓았다.

백제보 상류 2km 지점. 왕진교 부근에서도 녹조가 관찰되었다. 뼈대만 앙상한 죽은 버드나무 주변과 후미진 곳에서는 녹조 층이 두껍게 쌓여있었다. 손수건을 집어넣자 한순간에 녹색으로 물들었다.

세종시에서 왔다는 자전거 이용객은 "지난달에는 녹조가 얼마나 심한지 축구 한·일전을 뛰어도 될 정도였다, MB가 삽질만 한 줄 알았는데 축구장까지 덤으로 만들어줬다"며 "오다가 보니 후미진 곳에는 여전히 녹조가 심각하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왜 수문을 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스멀스멀 피어나는 녹조밭

▲ 수자원공사가 조류제거를 위해 볏짚을 띄워 놓은 백제보에 녹조가 피어오르고 있다. ⓒ 김종술


▲ 수자원공사가 조류제거를 위해 볏짚을 띄워 놓은 백제보에 녹조가 피어오르고 있다. ⓒ 김종술


백제보 우안의 물고기 관찰로 부근은 녹조가 더욱 심각했다. 수공이 부유물 차단을 위해 오탁방지막을 쳐놓은 곳으로, 녹조 제거를 위해 볏짚을 물에 띄워 놓았다. 부들, 창포, 마름 등 연안에 수초가 분포하고 있지만, 창궐하는 녹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백제보 좌안에는 최근에 수공이 사들인 조류제거선(지난 7월 구입 2억 원)이 가장자리를 헤집고 다니면서 녹조를 거둬들이고 있다. 주변에는 부레옥잠과 물 배추가 심어진 수초 섬까지 설치해 놓았다.

"털털털털~"

▲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창궐하는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조류 제거선를 사들였다. ⓒ 김종술


▲ 백제보 상류 수자원공사 선착장에 녹조가 밀려들자,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를 이용하여 녹조를 밀어내고 있다. ⓒ 김종술


백제보 수공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설치한 2대의 발전기가 소리가 강변을 울린다. 주변에 놓인 대형 고무통에는 수거한 녹조가 가득 들어차 악취가 진동한다.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기계)도 물속에 5개나 설치해 놓았다. 쉼 없이 돌아가는 수차 때문인지 녹조가 밀려 나가고 있다.

백제보 사무실에서 만난 수공담당자는 "지난 7월 말에 2억 원을 들여서 충주댐, 보령댐과 여기까지 조류제거선을 구매했고, 운영은 용역을 준 상태"라며 "작업구간은 백제보 선착장(상류 1km) 인근이고 어제까지 4890kg 정도를 수거해서 폐기물 처리 업체에 맡겨서 소각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주보 등에서 보트를 이용하여 강변을 휘젓고 다니는 것도 녹조 제거를 위한 방법이냐는 질문에 그는 "'선박교란'이라고 해서 배를 이용하는 방법(녹조 제거)으로 하고 있다, '관심 단계'(수질예보제)가 발령되어 있고 녹조 제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아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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