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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를 안 다뤄요, 참 이상하지 않나요? "

[e사람] 주거정보앱 '집코치' 개발 선대인 대표·서승원CSO·김영훈 CTO

등록|2016.09.10 17:53 수정|2016.09.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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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정보 앱 '집코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새로운생각 운영진. 왼쪽부터 김영훈 CTO, 선대인 대표, 서승원 CSO. ⓒ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절반 이상의 국민이 전세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정부 정책도 부동산 정보제공 서비스들도 전세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시장 자체가 공급자 위주로 형성돼 왔고 정보마저도 이해관계에 오염돼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집코치'는 이같은 전세난에 포커스를 두고 진짜 수요자 관점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시대 흐름에 맞춰 모바일 앱 서비스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부동산시장 정보 불균형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경제전문가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이 최근 스타트업 ㈜새로운생각을 설립하고 첫 서비스로 주거정보 앱 '집코치'를 론칭했다. '집코치'앱 서비스는 1년반 전부터 선소장이 구상해온 아이디어로 왜곡돼 있는 국내 주거정보 서비스 시장에 수요자 중심의 올바른 정보를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초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서승원(38) CSO(chief strategy officer), 김영훈(31)  CTO(chief technical officer)가 합류하면서 8개월여만에 서비스 론칭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집코치'서비스로 주택시장 판 바꾸고 싶다

서비스 기획을 맡은 서승원 CSO는 14년간 웹에이전시와 포털 등에서 서비스 기획을 해왔으며 다음에서 지도 서비스 기획을 담당한 경력이 있고, 개발책임을 맡은 김영훈 CTO는 모바일게임업체에서 데이터 분석업무, '까페24' 이커머스 솔루션 개발, 2번의 창업 등 10년의 개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집코치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판을 바꾸고 싶다는 스타트업 ㈜새로운생각의 운영진인 선대인 소장, 서승원 CSO, 김영훈 CTO 세 사람을 5일 직접 만나봤다.

-주거정보 앱 '집코치'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서승원(이하 서) "일반적인 부동산정보 앱이 제공하는 정보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월세 실거래가, 거래량 등의 변화 추이를 제공하지만 집코치의 핵심 서비스는 '전세코치'이다. 아파트찾기, 아파트점검 등 세입자가 전셋집을 구할 때 발생하는 많은 고민을 해결해 준다. 서울의 경우 주요 출근지와 원하는 출퇴근 시간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맞는 아파트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2억으로 구할 수 있는 신혼집 등 실질적인 정보를 맞춤 형태로 제공한다."

-기존 부동산정보 서비스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
선대인(이하 선) "집코치 서비스의 홍보 슬로건 중 하나는 '실거래가를 사용할수록 집값 거품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코치의 모든 데이터는 호가가 아닌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가격이라고 하면 수요와 공급이 만나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가격을 말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상하게 호가, 주로 집주인들이 요구하는 매도호가를 시세라고 부르며 가격의 기준으로 삼는다. 엄밀한 의미에서 호가는 시장 가격이 아니다. 이런 호가가 주택거래 시 가격 협상의 기준점 역할을 해 주택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게 하는 한 원인이 된다. 주택거래 당사자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거래를 하면 훨씬 더 합리적인 가격협상이 이뤄질 수 있고 이것이 주택시장이 건전해지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실거래가가 기준이라면 거래가 없는 지역의 정보는 어떻게 표시하나.
"단지수가 적은 아파트 등 실제 거래가 없을 때는 실거래가를 알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박사 출신 연구팀과 함께 거래 사례가 없는 경우의 가격을 추정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 지역의 경우 향후 3개월까지 주택가격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현재 검증단계에 있으며 주택 가격의 방향을 예측하는 정확도는 75~80%이상이다."

-전세입자를 위한 특화된 아파트 정보로는 어떤 것이 있나. 아파트 외 다른 주택 정보는 다루지 않나.
김영훈(이하 김)  "아파트의 경우 동 단위 지역까지 전월세전환율을 계산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경우 적정금액은 물론 관리비가 적정한지도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다 보니 아파트위주의 정보만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아파트보다 빌라나 일반주택에 대한 정보가 방대하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으로 서비스의 대상과 범위를 넓혀갈 생각이다."

▲ 주거정보 앱 '집코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새로운생각 운영진. 서승원 CSO, 선대인 대표, 김영훈 CTO. ⓒ


-부채정보를 기반으로 전국 아파트의 안전도를 평가했다는데.
"전국 100군데 아파트단지 등기부등본을 일일이 떼서 전세보증금 안전도를 평가할 수 있는 벤치마크를 만들었다. 세입자가 등기부등본에 나타난 집주인의 부채정보와 자신의 전세보증금 규모 등을 입력하면 지역의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 자신들의 보증금 안전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는 시기에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에겐 꼭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지금은 샘플조사를 통해 벤치마크를 만들었지만, 앞으로 사용자들이 입력한 정보들이 축적되면 전국적으로 각 아파트단지의 부채 정도나 평균 전세보증금 및 안전도 등을 히트맵(heat map)처럼 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질 것이다. 또 대지면적과 표준건축비를 계산해 대략적인 분양원가 대비 현재 매매가를 비교해 볼 수 있어 주택가격이 얼마나 부풀려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 사용자가 늘면 주거정보 서비스분야의 빅데이터 스타트업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개발자로서 2번의 창업 경험이 있지만 이 정도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정보를 이미 갖고 있고 사용자들이 늘어날수록 정보는 누적될 것이다.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 추출해 궁극적으로 맞춤형 주거추천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자금, 교통 편의시설, 교육여건 좋은 곳, 안전한 곳' 이런 조건을 넣으면 최적의 아파트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집매치'로 새로운 시장설계 …사회적 가치·수익적 가치 모두 올릴 것

-부동산정보 스타트업으로서 지속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있나?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의 선호도 차이로 발생하는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는 '집매치'서비스를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집주인은 반전세나 월세를, 세입자는 전세를 선호하다 보니 전세난이 심해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올라가는 반면 집 한 채 가진 노후세대가 대부분인 집주인들은 저금리에 노후 소득을 얻기 어렵다. 이런 미스매치를 해소해주면 세입자의 전세난을 덜어주고 집주인들의 노후 소득을 늘려줄 수 있다. 이런 서로 다른 선호를 연결해주는 사업이 '집매치' 서비스다.

"부연설명하자면 '집매치' 서비스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앨빈 로스가 얘기하는 '새로운 시장설계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가치를 동시에 올리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집매치' 서비스가 정착되면 전세가 사라져가는 상황 속에서 서민들의 주거비용을 해소하고 부동산에 묶여있는 돈을 생산경제로 돌릴 수 있고, 공공임대주택이나 협동조합주택을 건설하는 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앱 개발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자금조달은 어떻게 했나.
"지금까지 사비를 포함해 엔젤투자로 1억5000만원 정도 투입됐다. 앞으로도 집코치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 같다. 데이터 양이 많이 쌓였고 아무도 하지않은 일이기에 그만큼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비즈니스모델인 '집매치' 서비스를 론칭하면 본격으로 투자도 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한 크라우드펀딩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로지 돈을 벌기위한 목적이 아닌 집코치 서비스의 취지와 철학을 이해해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펀딩 받을 계획이다."

-'집코치','집매치' 서비스를 통해 추구하는 바가 있다면.
"전세제도가 사라지고 있다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세 세입자가 350만가구를 넘는다. 전세제도는 주거난을 겪는 서민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도 전세가 급격히 사라지는 것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집코치가 흔히 말하는 주택을 사고팔아서 차익을 챙기기 위한 부동산정보가 아닌 전세 수요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 주거와 관련한 가장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자리잡는다면 주택시장의 판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집매치'를 통해 전세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해결된다면 부동산에 묶여있는 돈을 생산경제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매우 큰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집코치'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으며, 아이폰 IOS용도 한두 달 내 공개할 예정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집코치 앱 론칭을 기념, 9월9일까지 회원가입 이벤트(http://www.sdinomics.com/data/notice/6110)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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