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쇼핑몰의 끝판왕? 낯뜨거운 '스타필드' 띄우기

"세상에 없던 별나라"... 언론의 노골적 홍보기사 눈살

등록|2016.09.08 15:51 수정|2016.09.08 15:51

오는 9일 공식 개점하는 스타필드 하남 ⓒ 전은정


"최대+최고+최신..."

"세상에 없던 별나라..."

일부 언론의 '스타필드 하남' 띄우기가 낯뜨거울 정도다. 신세계그룹이 1조 원을 투자한 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정식 개점을 앞두고 노골적인 홍보성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홍보성 보도의 끝판왕?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소개로 이뤄진 A매체의 지면 ⓒ A매체


지난 6일 A매체는 '최대+최고+최신 스타필드'라는 표현과 함께 "쇼핑몰의 끝판왕이 왔다"는 제목의 홍보성 기사를 실었다.

기사 내용 또한 "스타필드 하남은 단순히 복합쇼핑몰로 정의하면 미안할 정도로 수많은 콘텐츠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는 서두부터 찬양 일색이었다. "구석구석 배치된 체험․레저 공간들이 복합쇼핑몰을 넘어 테마파크․야구장 등과 경쟁하는 차원이 다른 시설임을 웅변했다"거나 "쇼핑과 체험공간을 극대화한 최대․최고․최신 시설의 총집합체"라는 등 문장으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A매체는 이외에도 '유통 혁신, 정용진의 성공 시대'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익숙한 것에 머물지 않고,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도전하며 창의적인 결과물을 창출한" 인물로 정용진 부회장을 평했으며, '워터파크 스포츠 몬스터...모두의 놀이터'란 제목의 기사까지 더 해 스타필드 하남 소개에 한 면 전체를 할애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B매체 역시 스타필드에 대한 자세한 층별 소개와 함께 '세상에 없던 별나라 눈이 번쩍'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C매체 또한 '정용진 야심작', '쇼핑 테마파크의 신세계' 등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타필드 하남'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취재 경비 지원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이들 매체들은 지난 6월 '스타필드 하남'의 합작사인 미국 터브먼사가 운영하는 UTC몰을 방문한 뒤에도 우호적인 보도를 내놓았었다. 모두 이른바 '팸투어'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외 취재 경비 지원 논란이 불거졌던 곳들이기도 하다.

당시 A매체는 6월 28일자 '따스한 햇살 맞으며 쇼핑하고 힐링하고'란 제목의 기사에서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힐링이 가능한 문화․레저공간으로의 진일보한 구성", "쇼핑몰 운영의 금기에 가까운 자연 채광을 매장 내로 십분 끌어와" 등 긍정적 평가와 함께 "스타필드 하남의 진일보한 내부 공간을 십분 확인하기에 충분한 구조였다"고 그 연관성을 부각시켰었다.

B매체 역시 당시 UTC몰을 "쇼핑몰의 진화"로 평하면서 "터브먼이 채택한 고객 중심 건축 철학이 적용된다"거나 "신세계가 확보한 전문성을 터브먼의 프리미엄 쇼핑몰 운영․개발 노하우와 결합해 한국 시장에 맞는 신개념 쇼핑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란 문장 등으로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었다.

C매체 또한 '탁 트인 쇼핑몰, 햇살이 가득 들어온다'는 제목의 르포형 기사에서 UTC몰의 장점을 부각하는 한편 "스타필드 하남은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신세계그룹의 모든 유통 노하우를 집대성한 만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란 정용진 부회장의 발언을 나란히 싣기도 했다.

지역 상인과 신세계그룹 사이의 갈등은 '외면'

신세계 그룹과 상생 논란이 불거졌던 하남덕풍전통시장 ⓒ 전은정


그러나 이들 매체들은 또한 '스타필드 하남' 개관 과정에서 불거졌던 지역 상인들과 신세계그룹과의 갈등은 외면하는 태도로 일관해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개발로 인해 지역 상권에 먹구름이 끼면서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하남덕풍시장, 하남신장시장 등 상인들과의 상생 논란이 줄곧 제기됐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A매체의 경우 최근 1년 간 '스타필드 하남' 관련 17건의 기사를 내놓으면서도 이와 관련한 논란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이런 보도 행태는 B매체나 C매체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지난달 초 신세계그룹 측과 덕풍시장 상인회장, 신장시장 상인회장 등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이른바 상생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에는 여전히 불안과 갈등이 잠복해 있는 상태다. 신장 시장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매출이 많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며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오는 것을 당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지역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공식 입장을 물었으나 신세계그룹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또 신세계그룹은 일부 매체의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우호적 보도와 광고 집행 및 해외 출장 지원 등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함구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