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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우병우·세월호·공수처 모두 거부

여야 3당 대표 청와대 회동, '북한제재'에 협조 구하고 야당 요청엔 "지켜보자"

등록|2016.09.12 18:58 수정|2016.09.12 18:58

자리 안내하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순방 결과 비롯해서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으로 인한 현재의 엄중한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여야 3당 대표와 회동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해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한 연장, 검찰개혁 등의 야당 측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북핵실험에 따른 제재조치와 사드 배치 등에 협조를 구하면서도 정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에는 전혀 화답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각각 15분, 14분씩 박 대통령에게 야당의 요구 사안을 설명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우 민정수석의 해임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한 연장, 최근 진경준 검사장 등 검찰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한 검찰개혁 등을 주요하게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는 "우 민정수석은 의혹이 하나도 해소가 안 된 채 지금도 중차대한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대통령이 측근이 아니라 국민을 감싸안아야 할 때"라며 "신속한 결단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 역시 "우 수석 해임으로 '정치 정상화'의 신호탄을 올려야 한다"라며 "본인이 억울하더라도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서 사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우 수석은 특별조사팀에서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민정수석을 검찰이 수사하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그대로 두겠다는 뜻이다.

또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에도 "세월호특별법의 취지와 재정 상황, 사회적 부담 정도를 고려해서 국회에서 (법 개정을) 논의해 달라"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활동기한을 연장하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회 논의에 맡긴다는 것은 사실상 기간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 위원장은 또 야당이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포함한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하며 정부 측에서도 고강도 개혁안을 제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한다고 하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보고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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