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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지진났는데 드라마 방송한 KBS

국가재난 방송주관사로서 제 역할 못했다는 비판 쏟아져

등록|2016.09.13 12:14 수정|2016.09.13 13:56

▲ 12일 저녁 KBS 1TV <뉴스특보> 방송화면. KBS는 3분 30초가량의 짧은 소식을 전한 뒤, 정규방송을 재개했다. ⓒ 선대식


[기사보강 : 13일 오후 1시 56분]

12일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같은 시각 국가재난 방송주관사인 KBS는 드라마를 방송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KBS가 제 역할을 못해 '기레기'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지진 보도에서도 국가재난 방송주관사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7시 44분 경북 경주시 남서쪽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KBS 1TV는 <우리말 겨루기>를 방송하고 있었다. 오후 8시께 3분 30초가량의 뉴스특보를 통해 지진 소식을 알렸지만, 이후 정규 방송을 이어갔다.

오후 8시 32분 같은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였다. KBS 1TV는 드라마 <별난 가족> 방송하고 있었다. 오후 8시 45분께 3분 30초가량 뉴스특보를 내보냈지만, 이후 드라마를 재개했다. KBS는 오후 9시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야 지진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반면, 보도전문채널인 YTN과 연합뉴스TV는 2차 지진 이후 지진 특보 체제로 방송했다. JTBC 역시 <뉴스룸> 방송 중 지진이 발생하자, 방송 후반부를 지진 관련 소식으로만 채웠다.

KBS 홈페이지에 있는 재난포털 코너에는 KBS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아이디 'sin***'은 "처음 느껴 보는 지진의 진도였다. 계속되는 흔들림에 우리나라의 대표 공영방송인 KBS로 급히 채널을 변경하였으나 KBS에서는 태연하게 연속극을 방영하고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재난 방송을 제일 먼저 신속하게 전하여야 할 KBS가 이래서야... 참 한심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 'gj5***'는 "KBS는 연속극을 중단하고 국민안전처나 기상청 등으로 마이크를 옮겨 생방송으로 국민들에게 대피요령, 긴급조치 등을 방송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진이 지나간 후에 호들갑 떨지 말고 재난대표방송사로서 재난 시 어떻게 방송해야 될지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KBS는 비판 여론을 반박했다.

KBS는 13일 입장을 밝힌 자료에서 "정확한 정보 취재와 확인, 현장 취재를 통해 속보방송을 준비하고 속보 내용이 준비되는 대로 즉각 정규방송을 중단하며 재난방송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후 8시 뉴스특보의 경우) 당시 확인된 정보가 한정돼 있어 더 이상 특보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특집 <뉴스9>을 통해 재난상황을 신속히 전달했다. 밤 10시 이후 뉴스특보와 특집 <뉴스라인> 등을 통해 속보를 지속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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